이용량 많은 저녁 시간대 오류
지메일·유튜브·지도 등 올스톱
구글, 사과없이 "서비스 복구"
"책임 무겁게 법제재 강화해야"
지메일·유튜브·지도 등 올스톱
구글, 사과없이 "서비스 복구"
"책임 무겁게 법제재 강화해야"
세계 최대 인터넷 공룡인 구글이 잇따른 접속 장애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접속 장애에 따른 보상은 고사하고, 진정성 담긴 사과조차 회피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터넷 , 모바일 등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글을 비롯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약 한 시간 동안 구글 로그인이 필요한 유튜브, 지메일, 구글플레이, 클라우드, 지도 등의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는 새벽 시간이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지만, 한국에서는 이용자가 몰리는 저녁시간대에 불통현상이 발생하면서 혼란도 컸다.
전 세계적인 불통 사태에 대해, 구글이 전날 9시 30분께 자사 트위터를 통해 올린 무성의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구글은 접속오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구글 내부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공간) 할당량 문제로 인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14일 밤 9시 30분께 문제가 해결됐고 현재 모든 서비스가 복원됐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문제는 구글이 잇따른 서비스 오류 사고에도 보상은 물론 성의있는 사과조차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월 20일에는 지메일과 구글드라이브 등을 포함한 11개 서비스가, 지난달 12일에는 유튜브에서 각각 접속 장애를 불러 일으켰지만 4시간 미만에 그쳤다는 이유로 입을 닫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구글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에서 4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해야만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손해배상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4시간 이상의 접속 장애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인터넷 기업이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다. 구글이 서비스 이용자들과 체결하는 이용약관에도 서비스 장애로 인한 보상기준이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다. 구글로서는 서비스 장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관련법과 자체 이용약관에 명확이 고지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보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이같은 취약점을 들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4시간이라는 것은 장애 발생 사실을 고지하고 손해배상의 기준을 알려야 하는 기준"이라 면서 "현재 손해배상을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결국 회사와 이용자가 이용약관을 통해서 정해져야 하는데, 구글 약관은 이런 부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동통신 사업자만 해도 장애가 발생했을 때 보상해야 하는 규정들이 약관에 명확하게 있는데, 구글은 아예 없는 상태"라면서 "현재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부가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오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입법 노력이 진행돼 왔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3일 오류 발생 시간의 기준이 되는 4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기 위한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변 의원은 "현행법 시행령에 부가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 역무 제공 중단 등 장애는 4시간 이상 발생하였을 경우에만 이용자에게 역무제공 중단 사실 및 손해배상 절차 등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 역무 2시간 이상 장애 시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차별이 있다"고 법 개정 취지를 밝혔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