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내달 지급할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3차 재난지원금에 임대료 지원 용도의 직접 지원금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째 1000명을 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재난지원금 범위·규모의 격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한동안 쉽게 꺾이지 않으면 내년 초부터라도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재난지원금의 정치학'이라고 지적한다. 향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내년에 있는 만큼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재정을 퍼주기식으로 활용한다는 주장이다.
2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내달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지급할 때 임차인을 대상으로 임대료 직접 지원금을 일부분 반영하는 방안이 정부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초에 추경을 편성해 좀 더 본격적으로 임대료 직접 지원에 나서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4일 "('착한 임대인 운동'에) 머물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코로나19 사태 등 특수한 상황에서 소상공인 임대료를 법·제도적으로 어떻게 지원할지 역시 검토되고 있다.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정책은 임대인에 대한 간접 지원과 임차인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나뉘는데, 현재로선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추면 임대액의 50%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는 착한 임대인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당정은 정부의 영업금지·제한 지침으로 영업을 못한 임차인에게 고정비 성격의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안을 핵심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당정은 정부 조치로 문을 닫는 업체의 고정비를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독일이나, 임대료 감면 시 정부가 보전해주는 캐나다 사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여타 선진국보다 높아 소상공인 지원금에 임대료 직접 지원 명목으로 지원금을 더 지급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테면 집합금지 업종에 1인당 최대 200만원까지 주던 지원 규모를 임차인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더 늘려주는 식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임대료 지원 규모가 커지면 연초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내년 예산에 편성된 소상공인 지원금 3조원에다 올해 소진되지 않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5000억원, 목적예비비, 기금여유분 등을 활용하면 피해 지원금에 4조원 안팎의 재원 동원이 가능하지만,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로는 이마저도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지원금 확정 시기가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당장 55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 예산을 편성한 와중에 추경을 재차 거론하는 것은 사실상 '인기 영합주의'(포퓰리즘)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비판이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내년 예산이 시행되지도 않았는데 (추경을 언급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가볍게 보는 처사"라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코로나뿐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잘못된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핑계로 돈만 쥐어 주려고 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일갈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