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유통업체 판매분은 이미 인상
유통업체 판매분은 이미 인상
<포스코 제공>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빅3' 철강업체가 조선·건설기계 등에 공급되는 후판과 자동차용 열연 강판 가격 인상에 나선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빅3 업체들은 내년 1월 예정된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주요 수요업계와의 후판 및 열연 가격 정례협상에서 가격인상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철강사들은 최근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내년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들어 철강석 가격은 고공행진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의 철강석 가격동향은 11일 현재 t(톤)당 152.43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3년 2월 15일(톤당 156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철강석 가격은 t당 80~90달러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철강사들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열연 강판 가격은 이미 인상했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유통업체에 대해 이달부터 t당 3만원씩 인상했고 내년 1월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8~9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열연 강판가격을 10만원 올린 바 있다. 현대제철도 지난 1일과 14일 유통업체에 대한 선박용 후판 가격을 t당 각각 3만원씩 총 6만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내년에도 철강석 가격 추이를 보고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 등 주요 전문압연사 역시 이달 1일부터 냉연도금 전 제품의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했다.
문제는 조선사다. 철강사들은 올상반기에 조선사들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 가운데 지난 7월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 인하했다. 원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철강 납품 가격은 오히려 인하한 것이다. 조선사의 불황은 하반기에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지만 대형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16일 기준 한국조선해양은 수주 목표의 72%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56%, 48% 수주 목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철강사들은 조선업계 불황과 무관하게 내년엔 가격 현실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에 납품하는 열연 가격 인상도 추진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최대 생산을 진행 중이고 비대면이 확산하면서 가전제품 구매 수요가 늘어나 철강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입장에선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을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재고도 빠른 속도로 소진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조선사의 경우 올 하반기 고통분담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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