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종 홍익대 법대 교수
![[포럼] OTT 저작료 갈등, 조속히 해결돼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012/2020123002102369002002[1].jpg "[포럼] OTT 저작료 갈등, 조속히 해결돼야")
그동안 국내 OTT 업체로 이뤄진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와 콤카 사이에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됐다. OTT음대협은 OTT서비스가 이제 막 태동 단계인 국내 상황에서 콤카가 요구하는 사용료(매출액×2.5%)는 과도하며, OTT서비스는 성질상 '다시보기 서비스'이므로 콤카의 징수규정 제24조(방송물 재전송 서비스)에 해당하는 수준(매출액×0.625%)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콤카의 입장은, OTT서비스는 종전의 '방송물 재전송 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서비스이며, OTT서비스에 대한 세계 주요 음악저작권 관리단체들의 사용료 기준은 2.5% 이상이고, 이는 우리나라보다 GDP가 낮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국내 OTT 사업자에 대해서만 사용료가 5분의 1 수준으로 낮게 책정된다면 국제적 불균형을 가져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올해 7월경부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4개월에 걸쳐 OTT음대협을 비롯한 이용자 20여 개 사와 콤카의 의견을 듣고 해외 사례 및 다른 징수규정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매출액×1.5%' 사용료율을 개정안으로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이 공표되자 OTT음대협과 콤카 양쪽으로부터 편향적 결정이라며 강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음악을 비롯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매체와 플랫폼은 나날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기존 소비시장을 단순히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신규 매체나 플랫폼에 대해서는 새로운 이용허락계약이 적용돼야 한다. 이 점은 일찍이 LP음반에서 CD음반으로 소비시장이 변화했을 때 우리나라 대법원이 명확하게 판시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새로운 매체가 기존의 매체와 사용, 소비방법에 있어 유사해 기존 매체 시장을 잠식, 대체하는 측면이 강한 경우인지, 아니면 새로운 매체가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측면이 강한 경우인지"를 구별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 기준에서 본다면 OTT서비스는 아무래도 후자 쪽에 가깝다.
따라서 새로운 사용요율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고 그 수준도 세계적 기준에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당장 기존 '다시보기 서비스'와 차이가 큰 국제적 수준의 저작권 사용료(매출액×2.5%)의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OTT 사업자 입장에서 과도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국제적 수준의 단계로까지 진입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두어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사용료의 급격한 상승은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최종 가격에 전가될 소지도 있다. OTT서비스는 고도의 기술과 설비가 필요한 만큼 소요되는 투자비용도 높아진다. 서비스 태동 단계에서부터 급하게 종전 서비스 사용요율보다 높은 요율을 적용한다면, 사용료 문제가 산업 성장의 장애요인이 되고 최종 소비자인 시청자들의 영상 콘텐츠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감소시켜 사회적 후생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OTT음대협과 콤카는 양쪽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음악 분야뿐만 아니라, 문예, 학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립되는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조정을 이끌면서, 문화 콘텐츠 산업계의 상생과 선순환을 이루어 온 경험과 전문성이 있다. 그 과정과 결과는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나 신뢰를 받을 만했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정 승인한 OTT 사용요율도 양쪽의 입장과 최종 소비자의 입장, 기존 사용료 및 유사 서비스의 사용료 수준, OTT서비스에 대한 국제적인 사용료 수준, 사용료의 인상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등을 우리나라의 현재 문화산업 수준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고려한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화산업계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그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저작권위원회 만큼 중립성과 전문성, 조정능력을 두루 갖춘 기구는 찾아볼 수 없다. 산고 끝에 도출된 개정안이 조속히 시장에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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