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지주사 전환 밑그림
ADT캡스-SK인포섹 합병 추진
KT, '한국판 넷플릭스' 발돋움
KT스튜디오지니 설립 역량 결집
SK텔레콤, KT 등 국내 주요 통신사들이 탈통신, 디지코(디지털기업) 전환을 위해 연초부터 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 KT가 자회사간 합병에서부터 , 사업부문 분사, 자회사 매각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사업 발굴을 위해 경쟁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가 하면, 자회사간 합종연횡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고 있다.
특히 주력인 통신, 방송사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디지털금융, 보안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디지털 뉴모멀' 시대에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국내 통신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든데다, 이중삼중의 규제로 포화점에 접어든 상황에서, 미디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신사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T,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 밑그림…박정호 대표, 구조개편 가속화= 지난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법인을 출범시킨 SK텔레콤은 올해도 유료방송 기반 강화, 티맵모빌리티 분사를 통해 신사업 육성에 나선다.
또한 올 1분기 중에는 국내 2위 물리보안 자회사인 ADT캡스와 국내 1위 정보보안 사업자인 SK인포섹의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기존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보안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올해부터 주요 자회사에 대한 IPO(기업공개)도 예고돼 있다.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SK텔레콤 자회사 중 가장먼저 IPO를 앞두고 있다.
특히,새해 들어서는 SKT의 야구단인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에 매각하면서, 파격을 일으키고 있다. SK그룹은 SK와이번스를 신세계에 넘기는 대신, 향후 아마추어 스포츠 저변 확대와 한국 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신세계에 넘긴 SK와이번스 외에도 SK슈가글라이더즈(핸드볼) ,SK호크스(핸드볼), 제주유나이티드(축구), SK나이츠(농구), 장애인사이클팀 등 많은 스포츠단을 육성하고 있다.
SKT는 다방면에서 기업의 SV(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캠페인을 활발하게 전개한데 이어,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간지주사인 SKT가 SK하이닉스, 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을 지배구조 아래 놓게 되는 그림이다. SK그룹의 숙원인 중간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2021년 SKT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M&A하고, 합치고, 매각하고"…KT, '한국판 넷플릭스' 꿈꾼다= KT도 구현모 신임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3월 이후부터,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전면으로 내세워 구조개편에 나서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KTH와 KT엠하우스 간 합병을 발표하며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선언한데 이어, 무전기 서비스 업체인 KT파워텔 매각 등으로 체질개선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콘텐츠 역량을 결집해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키로 했다. KT는 이미 국내 유료방송 시장 1위인데다,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 인수작업도 진행중이다.
특히 KT는 주요 통신 자회사인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하고, 디지털금융, 미디어·콘텐츠 등 신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출범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이 보유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을 결합, 그룹내 콘텐츠 사업을 총괄·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의 웹소설·웹툰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발굴한 원천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국내 유수의 제작사들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스토리위즈 뿐 아니라 1200만 가입자 기반을 만들어 준 유료 방송 플랫폼 IPTV 올레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이에 더해 PP(Program Provider)스카이티브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을 통해 '콘텐츠 공룡'으로의 변신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스튜디오지니는 법인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 승기 잡자…외부기업과 '초협력'= 통신 맞수인 SKT와 KT는 계열사간 합종연횡 외에도 외부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경쟁보다는 관련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T와 삼성전자, 카카오가 AI(인공지능) 초협력을 맺은 가운데, 이들 3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AI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올 상반기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SKT도 최근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과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를 위한 드림팀도 결성했다. KT도 LG전자, LG유플러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산학연 9곳이 뭉친 AI 원팀을 결성했다.
KT는 22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는 클라우드 원팀도 결성해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KT 2020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등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