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축물 2만1048건 사들여
규제 적용 안돼 투기거래 봇물
"확실한 담보력 확인 필요하고
소송 통해 권리 찾아야" 조언
규제 적용 안돼 투기거래 봇물
"확실한 담보력 확인 필요하고
소송 통해 권리 찾아야" 조언
그러면서도 민씨는 전세보증금 반환을 고의적으로 거부할 때 적용되는 형법상 사기죄를 피하기 위해 세입자 장씨와 양씨에게 부동산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세입자인 장씨와 양씨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제도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외국인을 집주인으로 둔 세입자들의 전세금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외국인들이 전국에서 사들인 건축물은 2만1048건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인 2017년 1만8497건과 비교해 2551건(약 14%) 증가했다.
수도권 지역 중 작년 외국인들이 건축물을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경기도(8975건)로 4775건인 서울의 1.8배에 달했다. 지방에서는 충남 지역이 816건으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가 많았고 충남에서도 천안에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가 325건으로 충남 전체 거래량의 40%를 차지했다.
작년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전국적으로 집값이 크게 뛰자 투기성 거래를 일삼는 외국인이 늘어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외국인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자금조달계획서 등 부동산 규제를 받지 않아 부동산 투기가 심하다며 이를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작년 8월 외국인의 주택 거래에 대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됐다가 해를 넘기지 못하고 폐기됐다. 작년 12월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매입은 우려되지만 외국인에 대한 취득세 중과는 상호주의에 위배될 수 있고 취득 당시에는 투기성 취득인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세입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했음에도 외국인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이라면 비용이 들더라도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으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세금 반환소송도 가능하다"며 "만약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전세금 반환이 안 될 경우에는 부동산 강제 경매를 통한 매각 대금으로 보증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임대인이라면 확실한 담보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임대 목적물의 시세가 보증금보다 더 비쌀 때 계약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 계약 당사자보다 선순위 근저당권이 잡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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