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예정지의 주택이 현금 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히자 거래절벽이 나타나는 등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졌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에서 2·4 대책 발표 직후 빌라를 매수해도 되느냐는 문의가 공인중개업소에 쏟아졌다.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지역의 빌라나 아파트를 섣불리 샀다가 나중에 공공 개발 사업지로 묶이면 새 아파트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서 흘러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시세의 반값도 되지 않는 감정가로 현금 청산을 당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매수자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다.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에서도 2·4 대책 직후 재개발 지역의 빌라 거래뿐만 아니라 문의마저 현격히 줄었다.
재건축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작년 5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는 2·4대책 발표 이후 거래는커녕 문의조차 없는 중개업소가 많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공공 주도로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 매수하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반면 신축 아파트에서는 집값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말 16억3000만원까지 거래됐는데 2·4대책 직후 최고 17억원까지 호가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당분간 매수세가 사라지고, 대신 풍선효과로 새 아파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