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전면 개편에 나서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민들이 부동산 복비 부담을 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수수료 개편 권고를 받고 검토에 들어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안 중 유력한 안은 현재 5단계로 구분된 중개 수수료 요율 체계를 고가 구간을 많이 신설하고 저가 구간은 줄여 7단계로 만드는 1안과 1안의 구간별 요율을 활용하되 매매는 12억원, 임대는 9억원이 넘으면 요율을 협의해서 정하도록 하는 2안이다. 예를 들어 14억원 짜리 아파트를 매매한다고 했을 때 현재 수수료는 최고 1260만원인데 1안대로 하면 770만원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6∼7월까지 중개수수료율 개편과 관련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한국주거환경학회에 '중개보수 현실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정부의 수수료율 조정을 반기기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그래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고 요율을 받지 못하고 있어 차라리 현실적인 요율을 정해주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개 수수료율을 낮추는 만큼, 각종 부동산 세금이나 규제의 기준이 되는 고가 주택 기준(9억원)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기존 9억원보다 더 높은 가격 구간을 신설해 요율을 정하는 방안이 추진되니 고가주택 기준도 9억원에서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집값 안정이 절실한 정부로서는 고가주택 기준 조정을 검토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현재처럼 집값이 여전히 불안하지만 급등하는 시기가 아닌 만큼 복비가 내릴 때를 기다리자는 인식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정부에서는 하반기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 장세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7월 이후에는 수도권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사전청약과 정부의 2·4 대책 등 주택 공급 방안이 본격 추진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에 마련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수고비' 지급 근거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인중개사의 불만을 토대로 실제 거래계약까지 가지 못할 경우라도 중개대상물에 대한 알선 횟수 등을 감안해 실비보상 한도 내에서 중개·알선 수수료 일명 '수고비'를 지급하는 근거를 마련토록 한 것인데, 공인중개사들이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허위 매물을 더 올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