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가 연일 수주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지난해 중형 조선업체들의 일감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경영난을 겪어온 중형 조선사들은 최근 사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10일 유럽소재 선사와 2391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세아니아 선사 등과 1520억원 규모의 선박 3척 수주소식을 전한지 불과 하루 만이다.한국조선해양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19억 달러(약 2조1033억원)로, 올해 수주목표 148억6300만 달러의 12.7% 수준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달 초 2300억원 규모의 대형컨테이너선 2척을 포함해 총 6억 달러(약 6642억원)규모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약 8%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까지 연간 수주목표의 2%인 1억5500만 달러(한화 약 1715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쉘과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대형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중형조선업체들은 최근 수주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액은 6억6000만 달러(한화 약 7306억원)로 전년 대비 26.9% 감소했다.
4분기 수주액도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66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4.1%나 줄었다. 수주량이 줄면서 남은 일감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2020년말 중형조선사의 수주잔량은 총 40척, 85만5000CGT로 2019년 말 대비 16.3%나 줄었다.
이는 최근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형조선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충격까지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유암코-KHI 컨소시엄과 2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체결하면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량이 3척에 그쳤고, HSG성동조선(구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초 2년 넘게 휴직 중이던 노동자들을 다시 일터로 불러들이고 이제 사업 정상화 첫 발을 내딛은 상황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중형조선사들은 대형 셔틀탱커와 같은 고부가 선형을 수주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있었으나 1만dwt(중량톤수) 미만의 소형 탱커를 수주하는 등 어려운 위기가 반영되기도 했다"라며 "전반적으로 코로나19에 의한 저조한 시황과 수익성으로 중형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지속됐다"라고 말했다.이상현기자 ishsy@
올해 국내 조선3사들이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중형 조선사들의 일감은 최근 더 줄어들면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P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