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중장년… 파산신청인 83% 50대 이상

입력: 2021-03-01 12:38 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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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신청인
60대 38.8% 최다… 50대 2위
실직폐업으로 소득 활동 불가
지급불능 직접 원인 최다 차지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2020년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1108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인포그래픽.[서울시 제공]

지난해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대다수가 중·장년 세대인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센터는 지난해 센터를 경유한 개인파산신청인 총 1108명에 대한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신청인의 923명(83.3%)이 '50대 이상'이라고 이날 밝혔다. 구체적으로 '60대'가 430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92명(26.4%), 70대 171명(15.4%), 40대 134명(12.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75.5%는 현재 '수급자'로, 50.0%는 '1인 가구'로, 79.2%가 '무직'상태로 신청인 대다수가 취약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개인파산신청 3년 전까지 과반수(54.2%)의 채무자가 임금 또는 자영업 형태의 소득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신청년도에 이르러 무직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센터는 "센터를 찾기 전까지 4년 간 '잠재적 파산기간'에 있던 신청인의 비율이 51.4%임을 감안할 때, 채무자는 파산을 앞둔 직전까지도 실직·폐업 등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안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잠재적 파산기간은 '채무를 갚지 못해 실질적으로 파탄상태에 이른 연도와 파산을 신청한 연도 사이 기간'을 뜻한다. 이 기간이 '5년 이상'인 신청인 비율이 48.6%, 그 중 '20년 이상'과 '15년 이상~19년 이하' 비율의 합계가 21.6%를 차지했다. 신청인 5명 중 1명은 청년시절 외환위기 전후로 발생한 채무를 해결하지 못해 장기간 취약상태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복수응답으로 파악된 채무발생원인은 '생활비부족'(44.5%), '사업의 경영파탄'(22.0%), '사기피해'(8.6%), '타인채무보증'(6.8%)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또 지급불능상태에 이른 직접 원인으로 '실직과 폐업 등 소득활동을 할 수 없을 때'가 34.4%, '소득보다 채무(원리금)가 늘어난 상황'이 33.6%로 집계돼 '일자리 절벽' 실태를 짐작케 했다.

신청인이 집을 소유한 경우는 극소수였고, 81.5%가 소액 임대료를 내는 임대주택에 거주 중이었다. 무상거주 및 고시원 거주 비율 또한 각각 8.1%, 9.0%로 파악됐다. 센터는 "부채문제 해결 외에도 주거 안정에 대한 복지서비스 연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신청인의 59.9%는 4건 이상 다중채무를 가지고 있었고, '1억 미만' 채무액을 보유한 신청인 비율이 59.0%였다. 신청인 중 보유자산 500만원 미만 비율이 65.2%, 월수입 100만원 미만은 81.2%로 나타났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