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은 9일 오전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최근 선보인 융합형 DB 최신 버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1c'에 내장된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했다.
마크 라크밀레비치 오라클 제품개발부문 블록체인 전략총괄은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블록체인을 5대 전략기술의 하나로 주목하지만 적용의 난해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DB에 블록체인을 추가하면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바꾸지 않고도 쉽게 쓸 수 있게 돼 블록체인 대중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IT시스템에서 백본 역할을 하는 DB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분산형 시스템 등 일부에 적용됐던 블록체인이 기업의 일상 애플리케이션에 광범위하게 쓰일 전망이다. 재무관리, 물류, 인사관리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에 암호화 보안 관리를 적용해 무단·불법 데이터 변경이나 유출을 막는 게 핵심이다.
패스워드, 방화벽, 데이터 암호화 등 기존 데이터 보안 기술은 사내 데이터에 대한 불법적인 접근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와 달리 블록체인 기술은 해커가 불법적인 접근에 성공하더라도 계약서, 자산 내역, 계정 명세서 등 핵심 데이터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보호해 준다.
실제로 리걸테크 기업 마이크라는 블록체인 테이블을 이용해 보고서나 오디트 로그를 저장해 사용자의 시스템 사용기록을 관리하고 있다. 스마트 컴플라이언스 기업 X뷰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 관리에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안젤리니파마는 코로나19 상황에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스마트 기기와 솔루션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해 선보였다. 오라클 DB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능은 △내부자가 악의적으로 DB를 무단 변경하는 것을 막는 '불변 테이블' △해커가 DB를 우회해 공격할 경우 무단 데이터 변경을 감지하는 '블록체인 테이블' △DB에서 다이제스트를 생성함으로써 대량 데이터 변경·은폐를 감지하고 막는 '분산 다이제스트' △사용자 사칭이나 도용을 막는 '데이터 서명기술'로 구성된다.
불변 테이블의 경우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DB 관리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가 기존 데이터를 변경 혹은 삭제할 수 없다. 불변 테이블의 정의를 변경하거나 갱신 가능한 테이블로 전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테이블은 해커의 불법적인 데이터 변경 시도를 막는다. 다수의 체인을 통해 행을 연결하는 불변 테이블의 일종으로, 체인의 첫번째 행을 제외한 각 행은 암호 다이제스트 또는 해시를 통해 이전 행에 연결된다. 해시는 입력과 동시에 해당 행의 데이터와 체인의 이전 행에 반영된 해시 값을 기반으로 자동으로 계산되며, 각 행에 대한 타임 스탬프도 기록된다. 블록체인 테이블의 데이터를 수정할 경우 행의 해시 값이 변경되기 때문에 암호화 체인이 자동으로 끊어진다. 불변 또는 블록체인 테이블에서도 자격 증명을 도용하는 이용자가 데이터를 최종 사용자 서명으로 잘못 입력할 수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라클은 최종 사용자가 DB에 전달되지 않는 개인 키를 통해서만 입력한 데이터에 암호화 방식으로 서명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인증서에 따라 새로운 데이터가 입력되고 나면, DB가 최종 사용자의 서명을 승인한다. 해커가 유효한 자격 증명을 도용해 데이터 입력을 시도하더라도, 개인 키가 없으면 서명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데이터 서명기술을 제외한 기술은 애플리케이션 변경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불변 테이블과 블록체인 테이블은 오라클 DB에서 무료로 지원되며,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19c에도 적용됐다.
라크밀레비치 총괄은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바꾸지 않고도 블록체인 기술을 쓰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 면서 "기존 데이터 보안기술과 함께 쓰여서 기업의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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