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포럼] 격화하는 개발자 확보전, 정부 역할은?](http://contents.dt.co.kr/images/202103/2021031702102369061001[1].jpg "[포럼] 격화하는 개발자 확보전, 정부 역할은?")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라서 구글 경영진에게 "그렇게 해서 인재 유출을 막아내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했더니 "페이스북으로 이탈하는 직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하여 퇴직하는 우수 인력이다. 이를 막는 것이 심각한 이슈"라고 답했다. 우수 인력이 만든 스타트업의 경우 시장에서 경쟁자가 되기 마련이며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해당 스타트업을 인수하는데 수억 달러의 비용이 들게 되므로 회사 내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발현하여 서비스에 반영하면 상당한 규모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형태로 인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였다.
최근 우리의 상황이 실리콘밸리의 인재 유입 경쟁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슬로건 아래 정부가 추진하는 창업생태계의 활성화가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이를 지원하는 해당 업종의 우수인력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IT 개발자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및 정보보안 관련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역량을 갖추도록 역량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하여 디자인된 교육 프로그램이 이제서야 마련되어 작동하고 있다.
기초 역량 교육에 이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적용능력을 기르기 위한 인턴쉽 제도 등이 제대로 활용되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학의 화학적 협업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현재 기업에서 원하고 있는 업무 역량과 그 수준은 글로벌 해외 선진기업과 경쟁하여 승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목표의 기반이 되는 인적 역량을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의하여 생태계를 형성하여 수년만에 효과를 보는데까지 기업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 따라서 기업과 학교가 동시에 함께 경험하고 연구하며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촉진자의 역할로서 정부의 마중물이 필요한 것이다.
초등학교 영역부터 코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으니 수년 내에 우리는 수많은 우수 개발직군의 인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 때는 개발직군의 저변이 확대되어 지금처럼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개발 직군의 포화로 인하여 관련된 직무에서 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 기획자, 서비스 운영자, 개발 품질검사 요원 등 직무 관점에서 주변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또한 IT 산업이 그동안 전통적인 산업 군에 영향이 미미하였으나 자동차, 의료, 금융 등 최근 레거시 산업의 기존 역량보다 IT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어 버린 산업군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최근 모든 기존 모델과 신차의 승용차, 상용차에 대한 보안 프로그램 인증을 2023년 7월까지 취득해야 하는 자동차 산업 영역은 IT보안 분야의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의 핵심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역량을 보유한 우수한 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 재원에 의존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특히 발 빠르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인적 자원에 대한 고용정보를 분석하여 시의적절하게 재원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아쉬움이 많다.
항상 뒤늦게 언론에 기사화되고 사회적 이슈가 되면 긴급히 예산을 반영하는 정부의 뒤따르기 식의 정책 추진 행태는 아쉬움이 많다. 재정에 대한 거버넌스를 가지고 있으나 시장과 괴리되어 정책을 운용할 때 현장 끝에서 바라보는 아득함은 마침내 무력함으로 귀결되고 만다. 오히려 정책 집행자가 IT와 스타트업 현장을 발로 뛰면서 매주 상황실을 가동하여 공격적인 조정자의 역할을 행한다면 크게 박수 받을 만한 일이 아닐까.
다만 번거로운 의전은 없이 와달라. 넥타이 풀고 팔 걷어 붙이고 바닥에 앉아 인스턴트 커피 마시며 이야기 할 때 규제자에 대한 경계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내심 가슴에 담아 놓았던 젊은 경영자의 속내를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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