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앙선대위 민주멘트단장을 맡고 있는 4선 중진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서울 중랑구의 한 시장에서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 유세하는 과정에서 "거짓말하는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해 야권의 맹비난을 받았다. 윤 의원은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내곡동 땅의 존재를 몰랐다고) 거짓말하는 후보는 쓰레기인가 아닌가. 쓰레기"라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부지 셀프보상 의혹에 대해 해명을 여러 차례 번복한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이기는 해도 상대 진영 후보를 쓰레기에 빗댄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커졌다.
윤 의원 외에 박 후보도 "20대가 역사 경험치가 낮다"는 말을 해 구설에 올랐다. 박 후보는 지난 26일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 봉사활동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20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과거의 역사에 대해 30~40대, 50대보다는 경험한 수치가 좀 낮지 않느냐"며 "여러 가지 벌어지는 상황들을 지금의 그 시점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논란이 나왔다.
야권은 여권의 말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격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묻지마 흑색선전으로 모자랐는지 역대급 막말이 등장했다"며 윤 의원의 '쓰레기'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박 후보의 '20대 경험치' 발언에 대해 "자기들이 경험 없을 때 민주화 운동 한 건 끝없이 우려먹으면서 지금 청년은 무식해서 판단력이 없다니"라고 했다. 윤 의원은 "왜 박 후보는 지금 청년이 무식해서 자기들을 싫어한다는 오만한 말을 당당히 할까. 그들 자신이 이미 얼굴 두꺼운 기득권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논란이 커지자 박 후보는 "이유가 어떻든 간에 섭섭했다면 제가 좀 더 잘해야겠죠"라며 한 발 물러섰다. 부산에서는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을 '3기 암환자'에 비유, "요즘 3기 암환자는 수술 잘하고 치료 잘하면 충분히 살 수 있는데, 말만 앞세우는 훈수 전문가가 수술 맡으면 그 환자는 죽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계속되는 공세에 "모든 선거는 정부가 펼쳐온 정책에 대한 평가이고 심판"이라며 "지난 4년간 문재인 정권이 잘 한 일이 얼마나 많느냐. 지난 4년의 정책을 내놓고 평가를 받으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에서 진행된 유세 중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이 아무 문제 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했다.
지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을 당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한 발언을 여권에서 문제 삼자 '뭐가 문제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은 셈이다.
오 후보는 또한 "주택 가격 올려놓은 것은 천추에 남을 대역죄라고 해도 별로 과언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을 치매환자에 빗댄 것은 정도를 벗어났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당선되고 싶으면 입 닥치라"고 말하는 등 '중증 치매 환자' 발언의 파급력이 커지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 "흥분해서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것을 들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본다"고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 또한 국민의힘을 향해 막말 자제를 촉구했다. 박진영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오 후보의 '대역죄인'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경쟁하는 당사자도 아니고 공직자라 선거에 대한 발언도 못하는 위치"라며 "제발 적당히 하라. 큰 소리 치다가 종로와 광진에서 2번이나 역전패 당하지 않았느냐"고 했다.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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