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스트리밍 국내진출 2개월
지나친 '경로 의존성'이 주원인
이용자 수 처음보다 절반 감소
국내 음원업체 점유율은 급증
지나친 '경로 의존성'이 주원인
이용자 수 처음보다 절반 감소
국내 음원업체 점유율은 급증
30일 빅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 국내에 첫선을 보인 스포티파이는 출시 당일 일간 사용자(DAU, 안드로이드·아이폰 합산) 수가 9만2000명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한 달 만에 절반인 4만500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또 한달후인 지난 26일에도 4만900명을 기록하며 4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멜론, 지니뮤직, 플로뮤직 등 국내 음원 업체들은 이용자 수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당초,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음원 시장의 '폭풍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무색케 하는 상황이다.
먼저 국내 음원 플랫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멜론은 지난 2월 2일 304만에서 한 달 뒤인 3월 2일 304만명을 유지했다. 스포티파이 국내 진출에 따르는 영향이 거의 없는 모양새다. 오히려 지난 9일 317만명, 16일 319만명, 23일 322만명, 26일 335만명을 기록하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 2위인 지니뮤직 또한 만만치 않다. 일간 사용자 수는 지난 2월 2일 152만명에서 시작해 3월 2일 155만명으로 오히려 3만명 늘어난 모습이다. 이후 이달 16일 182만명을 기록하더니 지난 26일에는 189만명까지 늘어났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플로 뮤직 또한 지난 2월 2일 82만명에서 지난 26일 95만명으로 사용자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가 당초 예상과 달리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로 '경로 의존성'을 꼽고있다. 즉 국내 대중음악을 주로 소비하는 이용자들 입장에서 굳이 스포티파이를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음악 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원 이용자들이 즐겨듣는 국가별 음악으로는 국내 대중음악이 95.3%로(1·2순위 합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어권 음악이 73.7%, 일본 음악이 6.5%, 중국 및 대만 등 중화권 음악이 1.9%를 차지했다.
또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다양한 기기와 연동이 되는 반면에 스포티파이는 아직 이 부분에서 제약이 많다는 점도 초기 흥행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인 멜론만 해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톡 채널탭에서 멜론을 누르면 접속 가능하며, 세대별 좋아하는 음악, 최신&인기 음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는 6월 멜론컴퍼니로 출범하면서 유인 요소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니뮤직의 경우도 색다른 콘텐츠를 추가하며 이용자 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10월 '뮤직컬러'를 선보이며 음악 스트리밍 건 수를 크게 증가시켰고, AI(인공지능) 음악플랫폼 지니 서비스 고도화로 유료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두 달째라 섣불리 예견할 수는 없다"면서도 "스포티파이를 찾는 수요 대부분이 해외 유학 경험이 있거나, 해외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국내 음원 플랫폼의 경우, 큐레이션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 하면서 국내 음원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스포티아이에 쉽게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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