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접속' '전송' 용어 등
자의적 해석 여부 논쟁 지속될듯
30일 3차변론서 공방전 예고
망 사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정 공방이 장기화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3차 변론이 오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3차 변론에서는 양진영간에 '접속'과 '전송'등 망 사용료를 둘러싼 용어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양측은 재판부의 기술적 해석을 돕기 위해 기술 프리젠테이션, 기술자 증인 신문을 포함한 공방을 이어간다.
SK브로드밴드 측은 "3차 변론에서는 양측에서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차 변론에서는 넷플릭스가 접속, 전송 등의 용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법리적 논점을 흐리고 있는 지를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트래픽 발생량의 70% 이상은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IT 사업자들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통신 인프라를 통해 막대한 금액을 벌어 들이고 있지만, 페이스북을 제외하고는 망 운용과 증설 대가를 국내 통신사들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갈등은 넷플릭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과정을 뛰어 넘고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비화됐다. 넷플릭스는 '접속'과 '전송'이 다른 개념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신과 같은 CP(콘텐츠제공사업자)의 의무는 이용자가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게 하는 데까지 있으며, 따라서 '전송'의 대가를 CP가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은 무상의 개념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넷플릭스가 통신사의 망을 통해 트래픽을 보내고, 콘텐츠를 제공할 수 밖에 없으니 망을 이용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3차 변론에서도 넷플릭스가 주장하고 있는 '무상 전송' 이 인터넷 기본 원칙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중 넷플릭스와 전면적인 싸움을 펼치는 곳은 SK텔레콤 계열이 유일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넷플릭스와 IPTV 내 제휴 서비스를 체결하고 넷플릭스를 통한 '고객 락인(잠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사실상 넷플릭스에 제대로된 망 사용료를 청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넷플릭스와의 법정공방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위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넷플릭스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협력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은 별개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넷플릭스와 협력을 하더라도 망 사용료에 대해 주장할 것은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 가구가 2억800만을 돌파한 가운데, 한국 유료 구독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380만을 달성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올 한 해 약 5500억 원가량을 한국 창작 생태계에 투자해 오리지널 작품들을 대거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