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망인 'K-반도체 벨트'가 조성된다. 판교, 용인, 평택 등 반도체 제조시설이 밀집된 곳에 투자를 늘려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13일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따르면 K-반도체 벨트는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돼 'K자형' 모양을 띠는 지대다. 이곳에 제조, 소재·부품·장비, 패키징, 팹리스 시설을 집중 포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 대해서는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생산기지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평택, 화성, 이천, 청주의 메모리 생산기지를 최첨단 기술이 적용·양산되는 기술선도형 팹(Fab)으로 활용하고 용인 클러스터에는 4개의 팹을 구축해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평택, 화성을 중심으로 EUV(극자외선) 기반 7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안으로 5나노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증설도 추진한다. 부천과 음성에는 8나노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설투자를 추진한다.
단기간에 기술추격이 어려운 EUV노광, 첨단 식각 및 소재 분야는 글로벌 기업 유치를 통해 국내 공급망을 보완하기로 했다. 첨단 EUV 장비를 독점 공급사인 ASML이 2400억원을 투자해 화성에 EUV캠퍼스를 세우고,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Lam Research)는 용인·화성에 제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ASML의 EUV캠퍼스는 내년부터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전망이다.
판교 부근에는 '한국형 팹리스 밸리'가 새로 조성된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부분인 시스템반도체와 차세대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 AI반도체 혁신설계센터 차세대반도체 복합단지 등을 조성한다. 또 청주와 음성 등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음성과 괴산, 천안, 온양 등 지역에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5대 차세대 패키징 기술투자를 확대한다.은진기자 jine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