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국토부, 국회와 협의
토지·주택 등 핵심기능 유지
공기업 지주사 분리 비효율적
"해체 수준 개혁 필요" 지적도
토지·주택 등 핵심기능 유지
공기업 지주사 분리 비효율적
"해체 수준 개혁 필요" 지적도
23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LH에 토지, 주택, 도시재생 등 핵심 기능만 남겨두고 나머지 업무는 분리·해체하는 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 국회와 협의할 계획이다.
정부의 LH 혁신안은 우선 지주사를 만들고 그 아래에 LH 등 2~3개 자회사를 두는 안이다. 가칭 '주거복지공단'이란 이름의 지주사는 3기 신도시 투기 등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권한의 집중을 막는 자회사 관리·감독 역할을 맡기고, 매입·전세임대와 임대주택 정책 등 비수익 주거복지 사업만 담당토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 LH는 토지, 주택, 도시재생 업무만 집중하는 자회사로 재조정한다. 2·4 대책 등 정부의 핵심 주택공급 대책을 담당할 기능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업무 영역을 분리하는 안이다. 주택관리나 상담, 사옥관리 등 비핵심 사업은 또다른 자회사로 분리하고, 이외 제3의 자회사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LH가 토지 조성과 주택 건설 등 사업을 하는 가운데 기타 자회사가 LH를 지원하고, 이들 자회사가 올린 수익을 모회사로 보내 비수익 사업인 주거복지 기능을 지원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토지와 아파트 개발을 분리하면 내부 개발정보를 소수만 공유하겠지만, 토지·아파트개발이 분리되지 않으면 1만 여명의 LH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공유하는 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주회사를 만든다는 발상은 공기업 구조와 맞지 않고, 오히려 행정 비효율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LH 사태는 공기업 직원의 신뢰도 문제인 만큼 단순히 조직을 쪼개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 말처럼 LH는 해체수준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개발 계획 등은 컨트롤타워에서 역할을 하되, 그 도시·주택 개발 실행은 각 지방 공사 등에 위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최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과거 경영평가 결과 수정 여부를 점검키로 했다. 수정 결과 평가 등급이 종전보다 낮아지면 임직원 몫의 성과급도 그만큼 줄어든다. 지난해 LH 정규직 직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1인당 평균 996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혁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LH법 제·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국회의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만나 관련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재찬기자 jc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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