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구 17개월째 자연감소
2019년 11월부터 4만7000명 줄어
총요소생산성도 빠르게 하락 전환
"사회·문화적 변화로 인구감소 접근
근로자 생산성 향상 방안 찾아야"
2019년 11월부터 4만7000명 줄어
총요소생산성도 빠르게 하락 전환
"사회·문화적 변화로 인구감소 접근
근로자 생산성 향상 방안 찾아야"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 수는 2만40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2만6603명으로 2.9% 증가했다.이에 따라 1분기에만 7000명 이상의 인구 자연 감소가 발생했다. 인구 자연감소는 2019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7개월 지속돼, 모두 4만7000여명이 감소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노동생산성뿐 아니라 업무 능력·자본투자액·기술도 등을 복합 반영한 생산효율성수치인 총요소생산성 하락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끌어내리고 있다.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33%로 전년 동기 2.44%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력과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세로,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난 1980~1990년대에는 8~9% 수준을 유지했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5.69%로 떨어졌다. 이후 2009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2.87%를 기록해 첫 2%대에 진입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곧 1%대 진입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잠재성장률이 3%대에서 2%대로 떨어지는 데는 9년이 걸렸지만, 최근 하락 추세를 고려하면 1%대 진입은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 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 저성장 문제를 막기 위해 줄기차게 예산을 쏟아부어 왔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정부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 차관을 팀장으로 하고 관계부처 1급 공무원을 팀원으로 한 제3기 인구 정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이번 TF의 핵심 추진 과제는 여성과 고령자의 생산가능인구화와 외국인 유치를 통한 각종 인력 수급, 근로자가 다양한 형태로 일할 수 있는 관련 제도 개선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문제는 인구감소 대응책인데 그동안 정부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애를 낳으면 돈을 주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며 "인구감소는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사회·문화적 변화에서 접근해야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는 사회에서는 근로자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기존의 교육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개인중심의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동안 국가채무를 늘려왔지만, 앞으로는 인구감소로 지금보다 더 먹고 살기 힘든 세대가 오기 때문에 미래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기자 jc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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