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2초면 얼굴 인식 `AI 끝판왕`… 식당·편의점 등 실생활 적용 노크

입력: 2021-06-01 19:37 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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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시스템에 등록된 사진과 매칭
초간단 신원확인·출입허가 OK
치아교정 등 미세한 변화 감지
일상생활 서비스로 확대 잰걸음

[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2초면 얼굴 인식 `AI 끝판왕`… 식당·편의점 등 실생활 적용 노크

지난달 18일 경기 성남 삼평동 소재 NHN 사옥에서 본지 기자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얼굴 인식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있다. NHN제공

"하나, 둘 하면 찍힙니다. 본인 얼굴을 정면 카메라에 표시된 점선의 타원형 원 안에 맞춰주세요." NHN 관계자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AI 얼굴 인식 시스템 안에서는 '2초간 화면을 응시해 주세요'란 문구가 떴다. 이어 '잠시 마스크를 벗어주세요'란 문구가 연속해 떠 기자는 마스크를 벗었다. 해당 시스템을 체험하기 전 NHN에 얼굴 사진을 등록했던 터라, 기기는 '환영합니다'란 문구를 두 번 연속 보여주더니 인식했다. 기기 하단부에는 회사에 들어가는 시간까지 나타난다.

지난달 7일 선보인 NHN의 얼굴인식 서비스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기반으로 양질의 얼굴 데이터셋 학습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NHN은 얼굴인식 서비스를 사옥 내 출입 게이트에 먼저 적용했으며, 임직원 출입 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별도 출입증 없이도 서비스가 설치된 단말기에 접근하며 시스템에 등록된 임직원의 사진과 얼굴 매칭을 통해 빠른 신원 확인 및 출입이 가능하다.

얼굴인식 서비스를 진두지휘한 박근한 NHN AI센터 본부장은 "이전부터 AI를 활용한 얼굴 인식분야 연구가 있어왔다"면서 "당시에는 이 분야의 공부를 오래한 전문가들이 '사람 얼굴은 눈과 입 거리가 몇cm이다'와 같이 중요한 정보값을 축적하며 비교하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본부장은 "문제는 얼굴의 변화가 있을 때 얼굴 인식 서비스들이 약한 면모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치아교정 수술로 치아를 발치하거나 성형수술을 했을 경우 해당 얼굴 인식 서비스가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반면에 NHN가 개발한 AI 얼굴 인식 시스템은 변화에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나게 많은 얼굴 데이터를 가지고 특징을 뽑아낼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눈과 입 사이의 거리가 중요하다고 보았다면, 이제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HN은 이 같은 얼굴인식 서비스를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얼굴 인식 서비스를 통해 식당에서 밥 먹을 때 태그 대신 사용할 수도 있고, 회의실을 잡고 사용 안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경우 얼굴 인식을 통해 누가 참석하고, 참석 안 했는지 확인해 일종의 '회의실 노쇼'를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 그는 "회사 내에서는 바로 상용화할 수 있지만, 공공의 영역으로 나갈 경우에는 보안 문제를 강화할 수 있는 요소들도 같이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종의 무인 편의점에서 AI얼굴 시스템을 통해 출입이 가능할 때도 이를 도용해 출입할 수 있는 경우 막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같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NHN이 현실과 밀착된 '실전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앞세워 'IT 종합상사'로 탈바꿈하며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20년 전 국내 최초 게임포털 한게임을 선보이며 정통 게임사를 표방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모양새다. 실제 네이버에서 분사한 지난 2013년 매출의 88%를 게임으로 만들어 내며 게임사로서 역할이 컸으나, 현재는 매출의 약 70%를 전자결제, 클라우드, 이커머스 등의 사업으로 꾸리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올라가는 성장 곡선을 보여주는 NHN은 지난 2018년 1조 클럽에 진입한 이후 AI 서비스를 통해 더 큰 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국내 AI 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국신용정보원이 낸 'AI기술·시장동향: 핵심기술, 시장규모, 사업리스크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조원에서 2019년 1조5000억원으로 커졌으며, 2025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10조 5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 역시 2025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1840억달러(약 204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NHN은 지난해 채용과정에 도입했던 AI감독관 시스템에도 얼굴 인식 서비스를 접목해 한층 고도화된 무인 채용 시스템 환경을 구축한다. 오는 7월 열리는 NHN에듀의 'NSAT 온라인 경시대회'에서 응시자 본인 확인 과정에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NHN은 지난해 12월 기술 부문 신입사원 공개채용 전형에서 AI 감독관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AI 시험 감독관은 정명 원격 카메라로 응시자들의 표정, 동작, 음성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부정행위나 이상 움직임 등이 감지되면 의심 구간을 자동으로 수집해 로그를 기록했다. NHN은 이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전 'AI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NHN의 AI연구 또한 ▲바둑 AI(한돌)연구 등 장기 AI, 고스톱 AI에 기술 적용 ▲손금·관상을 볼 수 있는 운수도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출시 ▲다양한 색상으로 자연스럽게 염색해볼 수 있는 앱 개발 ▲온라인 상의 옷을 다양한 자세로 입어볼 수 있는 '가상 피팅룸' 개발 ▲원격시험에 활용하기 위한 기능 개발 등 이미지, 동영상, 음성 분야를 연구 중이다. 이외에도 NHN은 얼굴인식 서비스를 시작으로 연내 OCR(광학문자인식), 유사 이미지 검색(패션 검색), 자동차 번호판 인식, 음성 인식, 음성 합성 등 AI 기반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서비스들을 광주에 설립되는 국가 AI데이터센터 수요기관 및 기업들에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성남=황병서기자 BShw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