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펀드를 조성할 때 내부 자금으로 60% 투입할 수 있고, CVC가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계열편입 유예기간도 10년으로 늘어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12월 30일 시행 예정인 개정 공정거래법에 필요한 사항과 기업집단법제 관련 제도개선 사항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전부 개정안'을 4일부터 7월 14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는 CVC 제도 시행 규정을 신설하며, CVC의 외부자금 조달 상한선을 법에서 허용하는 최고 수준인 40%로 설정했다. CVC는 대기업이 유망 벤처 투자를 위해 설립하는 벤처캐피털(VC)을 말한다. 외부자금 조달 비율을 법에서 허용하는 최고수준인 40%로 설정할 경우, CVC가 조성하는 펀드 규모가 커져 대규모 투자가 용이해진다.
기업이 외부자금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 벤처지주회사와 CVC를 통한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는 등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기업 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개선, 규제의 실효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개정안에서는 벤처지주회사로 인정받는 자산총액 기준을 현행 5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축소하고, 벤처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벤처기업 외에 'R&D 규모가 연간 매출액의 5% 이상인 중소기업'도 포함 가능토록 했다. 또 벤처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로의 계열 편입을 유예하는 기간을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늘려줬다.
다만 벤처지주회사 제도를 악용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총수일가가 자·손자·증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벤처지주회사가 될 수 없도록 했다. 또 벤처지주회사가 지주·자·손자·증손회사와 특수관계인과 내부거래에 관한 자료를 매년 공정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독일은 2017년부터 거래액 기반 신고 제도를 도입했다"며 "금액 기준이 약 5400억원인데, 이런 부분을 참고했고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6000억원 수준을 제시해 이를 종합 고려해 대기업이 CVC를 자회사로 포함할 때 기준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위는 국외 계열회사에 관한 공시를 강화하고 공익법인의 이사회 의결·공시 대상을 구체화했다. 다만 소규모 비상장사(매출액 100억원 미만)에 대해 공시의무를 면제하고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현행 임원독립경영제도는 임원 측 계열회사와 동일인 측 계열회사 간 출자를 금지하는 등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대기업 집단이 전문적 경영과 역량을 갖춘 기업인을 활용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또 특정인이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는 경우에 한정해 선임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동일인 측 계열사 지분이 3% 미만인 경우에는 허용토록 했다.
현행 시행령은 부당 내부거래 방지 등을 위해 친족 측 계열회사에 대해 그 분리가 결정된 시점부터 3년간 동일인 측 회사와의 거래현황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토록 규정을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그 대상을 확대해 분리된 친족 측이 분리가 결정된 이후 3년 내 새롭게 지배력을 확보한 회사에 대해서도 자료를 제출토록 규정했다.
정보교환 담합 금지규정 적용대상 정보를 구체화해 상품·용역 원가, 출고량·재고량·판매량, 상품·용역 거래조건 또는 대금·대가 지급조건으로 규정했다. 자진신고 감면 취소사유도 구체화했다. 또한 서면실태조사 관련 과태료 부과기준을 신설하고, 당사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진술조서 기재사항을 규정하는 등 법 집행체계·절차도 개선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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