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최근 한국정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독도는 일본땅' 표기를 강행하면서, 국민들의 반일 감정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3일에는 '독도 올림픽 불참 선언' 국민청원이 6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지소미아(GSOMIA) 사태에 이어 문재인 정부 집권 말기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도쿄올림픽 조직위 독도 일본땅 표기 강행 시 올림픽 불참 선언해야 합니다' 국민청원은 5만 7447명을 기록,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등록된 청원인만큼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청원 종료 전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2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청원인은 청원에서 "도쿄 올림픽 조직위에서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를 강행하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 때 우리는 올림픽 정신을 지키기 위해 독도 표기를 양보했다. 일본의 행위는 올림픽을 이용하여 독도에 대한 야욕을 국제적으로 드러내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물론 5년 가까이 땀 흘리며 준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수고가 아쉽지만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한 보상을 지원해주고,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및 IOC가 독도를 삭제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청원한다"고 했다.
이 같은 반응은 문재인 정부에서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지소미아 종료 직전 '조건부 연기'를 한 것을 비롯해 소·부·장 수출규제 극복 등 한일관계에 악재가 많았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에 불만을 제기했으나 한국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최근에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이 커지자 한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일본과의 대화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일본 정부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면서 접점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한일관계가 악화하면서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의 입장에서는 당장 오는 11일~13일에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올해 G7 정상회의에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초청됐는데, 한·미·일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한·일 양자 정상회담 혹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담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중시하는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정상이 한 데 모이면서 세(勢)를 과시할 가능성도 관측되지만, 한·일 관계는 양국 관계가 좋지 않은 만큼 회담 개최 여부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