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연간 판매가 30만대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차량 결함 논란과 출고 지연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수입 자동차 브랜드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판매 후 서비스(After service, A/S)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메르세데스-벤츠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의 시동 불능 문제에 대한 결함조사에 착수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용되는 48V의 배터리가 경고등이 뜨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까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도 6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앞서 지난 3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일본 법인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 약 2만8000대에 대한 제작결함 시정조치(리콜)를 하기도 했다.
벤츠는 국내 수입자동차 판매 1위 업체지만 이번 사태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2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E300 2만9769대의 연료소비율이 과다하게 표시되면서 이미 한차례 보상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다른 수입차 브랜드인 지프(JeeP)역시 결함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지프의 체로키 모델을 구입한 한 소비자가 선루프에서 물이 샌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다.
사측은 설계상 문제가 없으며, 보상을 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고객은 환불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프를 운영하는 FCA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고객이 판매 하루만에 누수를 주장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설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보도를 했던 언론사에도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갈등이 완전히 종결된 상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독일 수입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는 출고지연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2달 연속 판매량 부진을 겪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국내에서 판매량 3위를 유지하던 아우디는 1월 2302대, 2월 2362대, 3월 2737대 등 매월 판매량을 늘려오다 4월 들어 1320대로 50% 이상 줄었다. 5월 역시 229대로 급감했다.
이는 4월 중순부터 진행된 재인증 관련 작업으로 대부분의 제품 출고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르면 출고는 이달 중순부터 재개될 방침이지만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차량 점검 절차가 진행중이며, 6월 중순까지는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달까지 아우디의 출고가 지연될 경우 수입 자동차 판매 3위 자리도 지키기 어려워 질 수 있다. 지난달 아우디보다 판매량이 많았던 수입 자동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를 제외하고 11개사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자동차 브랜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브랜드에 비해 서비스 부분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국내 브랜드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아우만 FCA 코리아 사장 역시 올해 판매량 증대를 위해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A/S 와 관련해서 갈길이 멀다고 느꼈다"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일부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제품 결함 문제와 출고 지연에 따른 판매량 급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