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명장 창업에 도전하다] 손동우 스마트스터디 CTO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 세계 히트
SW마에스트로 실전 경험 큰 도움
인기 캐릭터 IP 세계에 수출 성과
해외매출 비중 80% 초고속 성장
유아용 콘텐츠 '핑크퐁' 세계 히트
SW마에스트로 실전 경험 큰 도움
인기 캐릭터 IP 세계에 수출 성과
해외매출 비중 80% 초고속 성장
손동우 스마트스터디 CTO(기술개발본부장)는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시작한 창업에서 대박을 냈다. 대학 동아리 선배·동료들과 11년 전 공동 창업한 스마트스터디는 유니콘급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마트스터디는 유아동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앱 '핑크퐁'을 통해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가 선보인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는 2015년 공개 후 동요, 뮤지컬,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며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영상은 유튜브에서 지난 5월 기준 누적 조회 85억 뷰로, 유튜브 전체 누적 조회 수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설립된 회사는 작년 250여 명 규모로 커졌고, 약 6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업 당시 스마트스터디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한 손 CTO는 현재 IT 개발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1983년 생인 그는 유치원 시절 삼촌이 사준 대우 'MSX2 IQ2000' 컴퓨터를 갖고 놀며 컴퓨터 세계에 재미를 들였다.
그는 "컴퓨터 매뉴얼에 있는 코딩 예제를 따라해 보다 어려워서 부모님에게 학원에 보내달라고 졸랐다. 학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초등학교 2학년 때 등록해 GW베이직부터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흥미와 열성에 재능까지 더해지자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대구에서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고 대구 대표로 전국 정보올림피아드대회에 출전해 수상하기도 했다. 정보올림피아드 수상경력에 힘입어 2002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했다.
연세대에서는 정보특기자 동아리에 가입해 실력자들과 친분을 나누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창업자 겸 CEO를 만난 곳도 동아리다. 대학 졸업 후 넥슨, NHN을 거친 김 대표는 2010년 6월 손 CTO를 비롯한 동아리 멤버 3명과, 넥슨에서 만난 동료 1명과 함께 스마트스터디를 창업했다.
손 CTO는 "어린 시절에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는데, 해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직접 쓰고 다른 이들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취업과 창업을 고민하던 그는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SW 마에스트로 1기에 도전했다. 자신의 실력과 창업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글로벌 기업 경험기회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당시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이란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SW마에스트로에서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쓰는 일종의 SNS를 개발하고, 모바일 게임이 뜨겠다는 생각에 게임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SW마에스트로에서의 실전 프로젝트 경험은 스마트스터디에서 큰 도움이 됐다. 삼성출판사 사옥에서 자본금 5억 규모로 시작한 회사는 온라인화와 모바일화가 여는 미래 교육시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신개념 학습지 등을 시도하던 회사는 아기들이 모바일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캐릭터와 영상, 콘텐츠로 방향을 틀고, 재미있는 영상을 고품질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국내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유튜브의 등장으로 기폭제를 맞았다. 아기상어와 핑크퐁 캐릭터가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세계로 퍼져나간 것.
회사는 핑크퐁, 아기상어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캐릭터의 IP(지식재산권)를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세계에 수출했다. 켈로그, 네슬레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500여 개 기업과 1000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도 맺었다. 핑크퐁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 LG생활건강의 유아 위생용품, 제주항공의 비행기, 인천국제공항의 핑크퐁 포토존, 핑크퐁 뮤지컬 시리즈, 우리은행의 저축송, 인공지능 동화 서비스 등 캐릭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스마트스터디는 국내 유가증권 시장과 미 나스닥 상장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투자은행) 업계는 기업가치를 8000억~9000억원 대로 평가하고, 상장 시 기업가치를 약 1조6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 CTO는 캐릭터가 더 효과적으로 이용자들에게 가 닿을 수 있도록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플랫폼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만화, 게임 등으로 콘텐츠 종류를 다양화하고, 700개가 넘었던 앱은 100여 개로 정비했다. 아기상어 색칠놀이, 공룡놀이, 경찰차와 도둑 잡기 등 놀이와 교육을 겸비한 에듀테인먼트 앱이 대부분이다. 회사는 AWS(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상에서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한다. 앞으로 2~3세 위주인 콘텐츠 이용 연령대를 4세까지 높이고, 앱을 하나로 통합해 단일 ID로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손 CTO는 "모바일 세상에서 우리가 만든 캐릭터와 노래가 인기를 얻다가, 유튜브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만나 전세계로 무대가 커졌고, 우리가 만든 캐릭터를 기반으로 공연도 하고 뮤지컬도 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영화도 만들 계획이다. 세계적인 종합 IP 비즈니스 콘텐츠 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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