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따르면 이날로 예정돼 있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는 파행됐다. 여당 관계자는 "당초 여야는 이날 구글 갑질 방지법 등을 논의하기 위하 법안 2소위를 열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야당이 TBS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청구권 전체 회의 상정 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과방위 전체회의도 야당의 일정 거부로 반쪽자리로 진행된 바 있다.
야당인 국민의 힘은 TBS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청구권 합의가 있어야 관련 위원회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여당은 TBS 감사 청구가 국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나 서울시의회에서 먼저 따져보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반대로 국회 파행이 이어지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의 논의될 예정이던 구글 갑질 방지법이 또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자사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입점한 앱 개발사가 콘텐츠, 아이템 등을 판매할 때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또 수수료도 30% 로 인상키로 하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존에는 게임 앱 거래액의 30%를 수수료로 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모든 콘텐츠로 확대키로 한 것이다. 구글은 국내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오는 7월부터 연매출 100만달러까지는 15% 수수료를 책정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30%를 적용한다는 회유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이같은 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기 위한 사실상 꼼수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 등 창작자들은 구글의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가 위협받고 결국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병준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인상으로 올해에만 약 2조1127억원의 콘텐츠 산업 매출 감소와 1만8220명의 노동력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산업 매출이 5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넷기업협회도 구글이 15% 수수료를 인하해도 여전히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개선안으로 제시한 수수료 인하안은 본질을 외면한 미봉책"이라며 "앱 마켓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자사의 결제수단만을 앱 개발사에 강제해 모바일 생태계에서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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