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기후물리연구단, 여름철 지속 온도 하강 추세
'매든-줄리안 진동'에 의한 강수활동이 기온변화 영향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강수활동이 남극 대륙 동쪽의 기온 하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이준이 연구위원(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강수활동이 증가하면, 남극 대륙 동쪽의 지표 기온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남극 대륙은 지구 온난화 상황에서도 지역별 기온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이다. 남극 서쪽은 세계에서 기온 상승이 가장 심하게 진행되는 지역인 반면, 남극 동쪽은 1979년 이후 여름철 지표 기온이 지속적으로 하강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남극 동쪽의 한랭화 원인으로 고위도 대기 순환의 자연 변동성, 성층권 오존 변화, 열대 해수면 온도변화 등이 제기됐지만, 이것만으로 기온 하강 추세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매든-줄리안 진동(20∼70일 주기로 열대지역 강수 구역이 크게 변동하는 현상)에 의한 강수활동과 남극 동쪽 지역의 지표 기온 변화를 기후관측 자료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등으로 분석했다.
매든-줄리안 진동에 의해 열대 강수활동이 일어나면 수증기 응결 과정에서 열이 다량 발생해 대기가 가열된다. 이렇게 가열된 대기는 상승운동을 하고, 지표에서는 저기압이 형성된다.
반면 강수지역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선 대기가 하강 운동을 하면서 지표면에 고기압이 생성된다. 열대지역의 대기 가열과 기압 차이가 대기 파동을 일으켜 고위도 지역의 지표 기압과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태평양 지역에서 강수활동이 일어나면 약 3∼11일 후 남극 동쪽 지역의 지표면에 저기압이 발생하고 기온이 내려간다. 반면, 인도양 지역에서 강수활동이 있으면 남극 대륙 동쪽 지역의 지표 기온은 상승한다.
연구팀은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강수활동과 남극 동쪽의 지표 기온 하강과 통계적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준 겻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후모델 실험을 통해 매든-줄리안 진동의 변화가 남극 동쪽 지역의 지표 기온 하강 경향을 장기적 추세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준이 IBS 연구위원은 "열대지역의 강수활동이 남극지역의 기후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매든-줄리안 진동이 남극 동쪽 지역의 지표 기온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규명한 최초의 연구성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강수활동 증가가 남극 대륙 동쪽의 지표 기온 하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진은 '매든-줄리안 진동' 강수 활동에 따른 남극 동쪽 지역의 온도 변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