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양자정보주간 개막행사
2030년까지 전문가 1000명 육성
미래산업 바꿀 파괴적 기술 전망
기술진화 선진국과 격차 커질 듯
2030년까지 전문가 1000명 육성
미래산업 바꿀 파괴적 기술 전망
기술진화 선진국과 격차 커질 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공연구기관, 학계, 산업계 등은 28일 '2021 양자정보주간' 개막행사에서, 산학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투자와 인재양성, 기술 사업화 의지를 다졌다. 미·중 등 주요 선진국들은 10여년 전부터 양자정보기술에 집중 투자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전체 관련 전문가가 150명 가량에 그칠 정도로, 저변이 취약한 상황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연산능력과 기존 암호체계마저 파괴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이에 맞서 절대 뚫리지 않을 양자암호 등 양자기술이 변모시킬 미래 경제·사회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일 것"이라면서 "양자기술은 국가 생존을 위한 핵심 기술이자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중요한 분야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임 장관은 "지난 4월 수립한 양자기술 중장기 비전과 투자전략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분야 도전적 원천연구를 강화하고 50큐비트급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해 핵심 기술 확보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150명 수준인 양자기술 핵심인력을 2030년까지 1000명으로 확대해 연구기반을 키우고, 산학연 파트너십을 통해 산업혁신과 공공 난제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을 이끄는 김정상 이온큐(IonQ) 창업자·대표 겸 미국 듀크대 교수와 최순원 미국 MIT 교수는 이날 대담을 통해, 양자기술이 주는 기회를 놓치면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상 대표는 "미국은 2010년 정부 주도 5개년 R&D를 추진해 수백명의 양자기술 전문가를 키워냈다. 이전에 투자한 기초과학 성과를 실용화하는 게 목표로, 실제로 연구결과는 구글, IBM 등 거대 기술기업의 사업화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6개 팀 중 한 팀에 참여한 김 교수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온큐를 창업했다. 구글은 1개 팀을 거의 흡수해 자체 양자컴퓨터 연구를 시작했고, IBM은 당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그 프로젝트 덕분에 미국에서 양자컴퓨터 개발의 중심은 학계에서 산업계로 이동했다"면서 "한국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으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이 전 산업계를 뒤바꿨듯 양자컴퓨터가 미래 산업 전체를 바꾸는 파괴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기업들이 뛰어들어 개발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면서 기술진화도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기업들이 투자에 뛰어들어 기술 개발속도가 급속하게 빨라지면서 향후 수년간 선진국과 한국간 기술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라면서 "인력양성을 통해 격차를 좁히고, 양자컴퓨터를 직접 만드는 연구뿐 아니라 양자컴퓨터를 산업과 사회에 적용하는 활용 투자를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순원 미 MIT 교수도 "미국 대학에서는 양자정보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새로운 인력들을 교수로 채용하고 있다. 새로운 전공이나 학과, 단과대 신설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산업화도 활발한데, 이는 기술의 실질적 활용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RSA 기반 암호화체계를 무력화하고 양자정보통신 기술로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양자센서를 개발해 군사, 산업, 보안 등에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산업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
이어 최 교수는 "양자과학기술의 활용 가능성은 기정사실이고, 더 주목할 점은 우리가 아직 양자과학기술의 한계를 잘 모르고 있고, 그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매년 놀랄 만한 발견이 쏟아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어느 순간 상용화되는 게 아니라, 제한적인 영역부터 시작해 반경이 넓어지면서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양자정보기술은 ICT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 산업과 안보분야에 거대한 변혁을 가져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연구재단과 부설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는 2025년까지 약 1500억원을 관련 R&D에 투입해 기술력과 연구 저변, 관련 인력이 함께 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태원 한국물리학회 회장은 "뉴턴의 고전역학에서 에너지의 개념이 처음 나온 후, 열이 에너지의 한 형태임이 발견되기까지 무려 160년이 걸렸다. 이후 열역학은 1차 산업혁명의 이론적 기반이 됐다"면서 "양자역학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고 본다. 20세기 초반에 정립된 양자역학이 21세기 들어 양자정보란 혁신적 과학기술 분야를 태동시키고 있고, 앞으로 기초과학에서 나오는 놀라운 발견에 힘입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립되고 미래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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