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승조원의 82%가 확진된 것으로 알려지자 정부의 코로나 방역 조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선택적 방역'이라고 날을 세우며 연일 공세를 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방치 속에 발생한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문 정부는 국가를 위해 위험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백신 하나 보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군은 백신 수송이나 접종 후 부작용 대처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 백신 접종 일정을 미뤘다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이 동의한다면 백신 공급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게 줄 백신은 있으면서,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줄 백신은 없었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은 민주노총의 확진자 발생에 대해 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선택적 방역'이락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 "민주노총은 귀족. 그들은 광화문집회의 살인자의 추억도 면죄부를 받는다. 박원순, 백기완 영결식도 코로나바이러스는 피해간다"며 "정부와 방역당국은 민노총에 대해서만은 직무유기이고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수 김수희의 '애모'를 인용해 "왜 대통령과 정부당국은 민노총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가"라면서 "사랑 때문에 침묵해야 할 문재인정권은 민노총의 여자 그래도 추억이 있는 한 민노총 당신은 이 못난 정권의 나쁜 남자요"라고 풍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민주노총은 옹호하고, 청해부대는 외면했다며 문 대통령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 "선택적 방역조치 요구, 선택적인 법 집행, 이중잣대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민노총의 불법집회는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고, 집회 참가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를 명령하지 않았고, 살인자라고 규정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편은 챙기고, 너의 편이라 생각되면 무시하는 국정운영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에는 백신주고 싶지만 청해부대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며 "코로나는 민노총과 일반 국민을 구분하지 못한다. 마지막 10개월이라도 민노총의 대통령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통령이 돼 달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도 두 사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와 고나련해 "군 당국은 안일한 부분이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고 해외 파병부대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백신을 해외에서 구입해서 다시 해외로 반출하기 어렵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해외 파병부대에 대한 예외 조항을 백신 도입과정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달 광복절을 전후해 일부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4차 대유행의 파고에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비롯해 온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이 보이지 않는 건가"라며 "앞서 불법 집회에 나선 민주노총 역시 전수조사에 신속히 응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의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모두 무관용 원칙으로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179명이 추가 확진되며 누적 확진자는 247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받았다고 합참은 전했다. 군은 장병 전원의 조기 귀국을 결정했으며, 오는 20일쯤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오늘 예정된 제73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연기하기로 했으며, 참가자 전원에게 선제적 검사를 받을 것을 지침으로 확정해 시행키로 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