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스타트업 청년들 근로시간 선택 가능케 해달라 해…일주일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도 있어야 한단 것"
與 "18세기 노동관, 1호공약 OECD 노동시간 1위냐, 해고자유주의" 성토…조국 "대량 과로사 지평선 열어" 만평 공유
與 "18세기 노동관, 1호공약 OECD 노동시간 1위냐, 해고자유주의" 성토…조국 "대량 과로사 지평선 열어" 만평 공유
윤 전 총장은 앞서 19일자로 공개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주52시간제에 대해 기업들의 불만이 많다'는 질문에 "현 정부는 주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근로시간 단축에 의한) 일자리 증가율이 (작년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실패한 정책"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의 현직 시절부터 갈등해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대량 과로사의 '지평선'을 여는 제안"이라고 비꼬았다. 조 전 장관은 글과 함께 "120시간÷5(주 5일 근무제)=하루 24시간 노동"이라며 윤 전 총장 발언을 풍자하는 만화를 공유했다. 만화엔 '헉..헉..방금 120시간 바짝 채웠어..이제 놀러 가볼까'라고 말하는 해골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평선'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지평선(지평)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이라고 쓴 방명록 실수를 연결지은 것이기도 하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윤석열의 노동 공약은 대한민국을 OECD 노동시간 1위로 만드는 것?'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윤 전 총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냐"라며 "노동을 바라보는 윤 전 총장의 퇴행적인 인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오래 일하지 못하면 어떡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 국민은 많이, 길게 일한다. 무려 OECD 2위"라며 "대선에 나온 사람이라면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기초한 통합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누가 '윤석열의 1번 노동 공약은 대한민국을 OECD 노동 시간 1위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조롱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고도 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도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윤석열 예비후보의 시대착오적 노동관에 경악한다"고 가세했다. 김 최고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9세기 초에나 있을 법한 120시간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라고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초선) 역시 이날 SNS에 "윤 전 총장의 해고자유주의, 재벌 무책임주의는 18세기에나 어울리는 철학 없는 노동관"이라며 "이것이 IMF를 겪으면서 만든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조차도 경영계의 입맛대로 바꾸자고 하는 윤석열의 공정이냐, 윤석열의 자유는 해고의 자유냐"고 비꼬았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SNS를 통해 "일주일에 120시간 일하려면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쉬고 주5일 일할 때 매일 24시간, 주6일 일하면 매일 20시간, 주7일 일하면 매일 17시간 정도를 일해야 한다"며 "사람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 출퇴근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일주일에 120시간을 바짝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주52시간제엔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 법률가이시기니 관련 법률을 충분히 찾아보시고 말씀하시라"라며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완전히 실패한 정책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약속하지 못하더라도 부디 극단에 치우쳐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올바른 정책 방향까지 흔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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