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최근 5년 동안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굴뚝자동측정기기를부착하는 77곳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도별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5년 31만6013t에서 지난해 13만9112t으로 5년 새 56%나 감소했다.
특히 2019년과 지난해 사이 감축량이 5만7425t으로 가장 많았다. 석탄을 연료로 쓰고 발전하는 화력발전소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더불어,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ESG 경영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 따져보면 국내 5대 발전공기업이 나란히 1~5위를 차지했다. 한국남동발전이 5년 사이 3만4369t을 줄이며 가장 많이 감축했으며, 이어 한국서부발전(3만3111t), 한국중부발전(2만9884t), 한국동서발전(2만1746t), 한국남부발전(1만4681t) 순이었다.
다음으로 현대제철이 5년 동안 1만2150t의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했으며, GS칼텍스(7451t), 쌍용C&E(6891t), SK에너지(3994t), 에쓰오일(2093t)도 감축량 '톱10'에 포함됐다. 특히 탈석탄 정책과 ESG 경영 흐름이 본격화한 2019년 이후 지난해 사이 감축량 비교에서는 현대제철과 쌍용C&E가 각각 1만189t과 4409t을 감축하며 주요 발전공기업 대신 2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제철은 1년 새 1만189톤을, 쌍용C&E는 4409톤을 감축했다.
반면, 77개 기업 중 15곳은 5년 새 배출량을 오히려 늘리며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ESG 경영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별로 보면 영풍의 배출량이 가장 많이 늘었다. 영풍의 연도별 배출량은 2015년 53t에서 지난해 146t으로 5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국바스프(71t)와 한국토지주택공사(34t), 동서석유화학(33t), 대상(32t)도 증가량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대상 77개 기업이 운영하는 166개 사업장별 배출량 조사에서도 5대 발전공기업이 감축량 1~5위를 차지했다. 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가 2015년 3만5343t에서 지난해 5859t으로 2만9484t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2만8659t)와 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2만5876t),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1만6002t), 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1만5741t)가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발전공기업을 제외하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1만1973t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많았다. 이 사업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 동안에만 1만113t의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