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335억5900만달러(약 38조4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199억4700만달러) 대비 68.2%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한 104억4000만달러(약 11조9600억원)를 기록했다. 독일 바이오벤처 '바이오엔텍'과 공동 개발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BNT162b2'이 실적을 견인했다. BNT162b2의 올 상반기 매출은 113억달러(약 12조9500억원)로 전체 매출 중 33.6%를 차지했다. BNT162b2가 출시되면서 화이자의 백신 사업부문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28억5700만달러)보다 5배가량 성장했다. 화이자 측은 연말까지 계약량 21억회분이 모두 공급되면 올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매출이 335억달러(약 38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초만 해도 작은 바이오벤처로 만성 적자에 시달렸던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mRNA-1273' 출시 이후 극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을 보면 올 상반기 모더나는 매출 62억9100만달러(약 7조2100억원), 순이익 40억100만달러(약 4조5900억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으로만 59억달러(약 6조76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백신 출시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모더나 매출은 고작 7500만달러(약 850억원)에 불과했고, 순손실이 2억4100만달러(약 2762억원)에 달했다. 올해 8억~10억 도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모더나는 올 상반기까지 코로나19 백신 3억200만도스를 판매했으며, 올해 매출 목표치는 192억달러(약 22조32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에 공급하는 백신 1회분의 가격을 각각 25%, 10% 이상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두 회사의 실적은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럽에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1회분 가격은 기존 15.5유로에서 19.5유로(약 2만6200원)로, 모더나 백신은 22.6달러에서 25.5달러(약 3만4300원)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비영리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가격 인상 결정은 유럽을 시작으로 각국의 내년도 백신 계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mRNA 플랫폼 기반 백신 선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접종률이 높지 않은 국가들의 수요는 물론 전염력이 강한 델타형 등 변이 바이러스의 거센 확산으로 부스터 샷(추가 접종) 필요성도 커지면서 전 세계적인 백신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반해 생산은 여전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백신 생산량을 목표치인 8억~10억회분 선에서 유지할 것이며 올해 더는 추가 주문을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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