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해 가하고 있는 고강도 규제와 관련, 대만도 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이 대만 내 모든 공공기관에 올해 연말까지 중국 정보통신 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토록 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행정원이 중앙과 지방의 모든 공공기관에게 연말까지 중국산 정보통신제품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며 "연말까지 교체가 불가능한 공공기관은 행정원에 그 이유와 교체 완료 시기를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은 미국 정부의 집중 제재대상인 화웨이 제품 외에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세계 최대 감시장비 제조업체 하이크비전 제품도 사용금지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행정원의 5월 통계를 보면 대만 공공기관 2596곳에서 1만9256개의 중국 정보통신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DJI 제품은 717곳 1848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기업 티피링크(TP-LINK) 제품은 423곳 1632개, 하이크비전 제품은 309곳 1076개 순으로 많다.
한 관계자는 "행정원이 2019년 7월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던 중국산 제품의 '블랙리스트' 발표가 중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발표로 인한 (중국과의) 마찰과 정부의 발표가 정보통신 제품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6월 중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업체의 장비 승인을 향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4대 0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에게 가했던 고강도 규제 조치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는 지난 2019년 3월 정보 보안을 이유로 중국산 통신·방송 설비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NCC는 "2013년 당시 4G(세대) 이동통신 허가를 내줄 때 기간망, 기지국 등의 설비에 중국제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면서 "5G 이동통신 허가 때도 이에 준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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