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 월권운영 시비에
당대표 탄핵 암시 발언 '논란'
李대표, 과거 유튜브로 파열음
당대표 탄핵 암시 발언 '논란'
李대표, 과거 유튜브로 파열음
국민의힘은 12일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갈등으로 내내 술렁였다. 윤석열 캠프가 당 경선준비위원회 '월권 운영' 시비에 이어 '당 대표 탄핵'을 암시한 발언으로 논란을 만든데 이어 이 대표가 과거 유튜브 채널에서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뜬다',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이 회자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 이후 표면화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의 '주도권 다툼'이 '탄핵 갈등'으로 번지면서 대선 경선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탄핵' 파문을 일으킨 것은 윤석열 캠프의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이다. 신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 통보에 따르라는 유승민 캠프 주장에 대해 "당 대표의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니냐"고 발언해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으로 "탄핵 이야기까지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신 전 의원은 이후 "(탄핵 거론은) 민주공화국의 기본원리를 이야기 한 것으로, 이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한차례 더 입장문을 내고 "제 발언에서 논란이 비롯됐다. 당과 당 대표께 부담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코로나19 전문가 간담회를 가진 직후 "캠프 모든 분들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에 해가 될 만한 언동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어느 누구에게도 (사과) 연락은 없었다"라고 재차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당 구성원들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대표 측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 대표의 등에 올라타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가도 시원찮은 판에 당대표를 흔들고 무슨 망발이냐"고 했다. 토론배틀로 선발된 임승호 대변인은 "토론하자 했더니 '탄핵하자'가 튀어나온다"라고 윤석열 캠프를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다 잊혀진 탄핵을 거론하는 분들은 속히 캠프를 떠나야 한다"면서 윤리위원회 구성을 통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당 대표 자중론도 고조되고 있다. 4선 중진 의원인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대표는 불필요한 말과 글을 줄이고 공정한 대선준비 및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후보들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위해 더 뛰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유튜브 발언도 뇌관으로 남아 있다.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그런 (편파성) 의혹을 갖고 있다면 당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당무 현안에 말을 아끼던 곽상도 의원도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뭘로 보겠나. 콩가루 집안으로 볼 것"이라며 "이 대표가 윤석열 캠프와 한마디 한마디 각을 세우고 가볍게 대응하면 당이 박살난다"고 우려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들에게 '경선 신호탄'으로 보일 수 있다"며 "정권교체가 물 건너 갔다고 할 것까진 아니지만 '힘 겨루기 정치'가 진행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관망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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