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보험 오인 탓 인기 끌어
약정 전 해지땐 환급금 거의 없어
민원 증가에 당국 규제 예고
약정 전 해지땐 환급금 거의 없어
민원 증가에 당국 규제 예고
시중은행 금리가 연 0.9%로 1%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실제 시중에서는 '목돈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미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꽁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이 상품 역시 실제 보여지는 것보다 제약이 적지 않아 가입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소비자 민원도 증가추세여서 금융당국마저 예의주시하고 나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최근 출시한 '삼성 행복종신보험'이 출시 첫날에만 초회보험료 18억200만원, 신계약 5444건을 체결했다.
삼성 행복종신보험은 '단기납 종신보험'이다. '표준형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20~30년으로 길지만,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5~8년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삼성 행복종신보험 역시 납입 8년 만에 해지환급금이 100%에 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쉽게 말해 가입금액 7000만원을 계약할 경우 완납 시 8년 만에 가입금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기 이후 적용이율은 1.75%다.
이들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저축성 보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높은 이자에 저축 효과도 보면서 보장성 혜택도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목돈 마련 프로젝트'라며 해당 상품을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KB생명 역시 비슷한 'KB[약:속]종신보험'을 내놓고 있다. 이 상품은 납입기간이 5년으로 가장 짧다. 만기 이후 가산금리는 1.3% 수준이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미래를 선택하는 종신보험'과 신한라이프의 '더드림종신보험'은 납입완료 기간이 7년, 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다. 실제 한 대형 GA 관계자는 "자금에 여유가 있는 고액 자산가 고객이나 목돈마련을 원하는 30~40대 젊은층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상품들이 저축성 보험은 아니라는 점이다. 보장성 보험이어서 약정 기간 이전에 해지를 할 경우 환급금이 '0'에 가깝다. 이자도 납입 기간 이후 계약 유지시 약정된 것으로 납입 기간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상품은 8년간 이자가 붙지 않고, 8년간 납입기간을 다 지켜야 납입 원금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다.
본래 금융당국은 납입기간 해지 환급금이 50% 미만인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규제를 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규제를 피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 상품들은 납입 3~4년차까지는 대부분의 표준형 종신보험 환급률이 50%에 못 미치므로 이들 상품의 해지환급률은 0%다. 즉 낸 보험료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같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실체를 모르고 가입했던 소비자들 민원도 최근 증가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과 관련해 일부 보험사의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저축성보험으로의 오해가 커질 경우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찬기자 jc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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