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거주지 변경 775만여명
집값 비싼 서울 떠나 수도권행
서울 1개동보다 적은곳 18곳
소멸고위험 지역도 점차 늘어
집값 비싼 서울 떠나 수도권행
서울 1개동보다 적은곳 18곳
소멸고위험 지역도 점차 늘어
![[지방소멸 위기] 인구유출·고령화에 쪼그라들어… 3만명 미만 지자체 속출](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2302100458063001[1].jpg "[지방소멸 위기] 인구유출·고령화에 쪼그라들어… 3만명 미만 지자체 속출")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 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이동자·이동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변경한 이동자 수는 7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9%(63만1000명) 증가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5.1%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늘었다. 이동자 수 증감 및 증가폭은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해 인구 이동의 원인은 대부분 주택에 있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에는 주택 매매나 전·월세 거래 등 주택 사유로 인한 이동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집값이 비싼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서울 전출자는 수도권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전입자의 52.2%는 경기에서 이동했고, 서울 전출자의 65.4%는 경기로 이동했다. 경기의 전입과 전출 1순위 지역도 서울이다.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유입되지 않다보니 수도권 인구는 변함없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7월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 5167만1569명 가운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인구만 2600만8460명으로 전체 인구의 50.3%를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0년 49.2%, 2015년 49.4%, 2020년 50.2%로 지난해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이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비수도권에서는 인구가 3만명도 되지 않는 기초단체가 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인구 3만명 미만의 기초단체는 경북 울릉군(9035명), 경북 영양군(1만6638명), 인천 옹진군(2만398명), 전북 장수군(2만2081명) 등 18곳이었다. 인구 3만명은 서울의 1개 동(洞) 인구 수준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각 시·군·구의 가임여성 숫자와 65살 이상 고령 인구수의 비율을 계산해 '지역소멸위험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월 기준 지역소멸위험지수가 0.5에 못 미치는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시·군·구는 105곳에 달했다. 특히 경북 군위·의성·청송, 전남 고흥, 경남 합천 등 22곳은 0.2 미만인 소멸고위험지역이었다.
재정 상황도 '빈익빈 부익부'로 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점유율이 51.9%에 달한다. 지방세입의 경우도 서울 22조2682억원, 경기 24조1380억원, 인천 4조8094억원으로 수도권이 전국의 56.6%를 차지한다. 같은 광역단체인 전남(2조7147억원), 전북(2조2921억원), 강원(2조1686억원)과는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나는 규모다. 최근 감사원은 100년 뒤에는 전국 229개 기초단체 중 96%가 인구 감소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지방재정 혁신방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게 지자체들의 목소리다. 정부는 지방 몫의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올해 21%에서 2022년 23.7%, 2023년 25.3%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가 몫을 줄이고 지방 몫을 늘리는 것이어서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은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오히려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방소비세율을 높이면 인구가 많을수록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어 수도권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라 올 하반기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고령·유소년인구, 출생률, 인구감소의 지속성, 인구이동 추이 등을 기준으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고 국가·지자체 공동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황광훈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노동시장 진입과 이동으로 인한 비수도권 출신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 현상 완화를 위해서는 지역의 일자리 사업을 강화해 지역의 청년들이 안정적인 지역 기반 기업에 취업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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