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준위 룰 논의도, 개별통보도 없이 언론발표만…그대로 따를 거면 선관위가 왜 있나"
"역선택 與 이미 하고 있고, 우리 당헌에도 있어…자료 보고 논의, 판단하자"
李대표에도 쓴소리 "경선 개입 말랬지, 말을 하지 말란 게 아냐"
"역선택 與 이미 하고 있고, 우리 당헌에도 있어…자료 보고 논의, 판단하자"
李대표에도 쓴소리 "경선 개입 말랬지, 말을 하지 말란 게 아냐"
원 전 지사는 이날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에 출연해 "지난번 이준석 당대표와도 (경준위 운영을 놓고) 갈등 했던 게 선관위가 공식 구성되지도 않았고, 각 후보들에게 의견도 전혀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처럼 밀고 가는 게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배제 결정은 물론 경준위가 기획한 1·2차 컷오프(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율에 대해 원 전 지사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 대표에게) 선관위가 구성되면 제대로 (후보들) 의견도 취합해서 결론을 내려라,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그러면 따르겠다고 한 것"이라며 "(지도부와 경준위에서) 통보도 없고 언론 발표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다음 우리 당헌(黨憲)에 보면 역선택 방지 조항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선택 방지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당헌 제10장 보칙에는 99조(여론조사 특례)가 있어, 1항에서 "당이 실시하는 각종 여론조사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자로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2018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서 6·13 지방선거를 앞둔 경선여론조사 역선택 방지를 취지로 도입된 조항이다.
원 전 지사는 "어떻게 결론을 내든 제가 딱 입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검토를 하고, 본인들 주장을 검토했다면 그것을 의견 교환을 해야 한다"며 "설득을 하고, 정 안 되면 결정을 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민감한 경선 룰을 일방적으로 다뤄서는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경준위 쪽은 "후보들은 어차피 의견이 각각일 텐데 그걸 물어볼 필요가 뭐 있냐"는 입장이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와 가까운 다른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자신에게 과거 오랜 기간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선거인단 공개 모집 방식) 경선을 주장해놓고 역선택 방지 배제를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전혀 논점이 다른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게(오픈프라이머리가) 결국은 도입이 안 되고 여론조사 방식으로 당헌이 만들어진 거 아니냐"며 "그 안에서 역선택을 방지할 거냐 말 거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예컨대 "미국 같은 경우에 오픈프라이머리 할 때는 (여당과 야당이) '같은 날' 함으로써 자기가 지지하지 않는 당에 가서 투표하는 게 방지가 돼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원 전 지사는 '1차 컷오프 국민여론조사 100%, 2차 컷오프 국민여론조사 70%·당원선거인단 30% 반영 및 역선택 방지 조항 배제'를 경준위의 발표라고 국한 시키면서, 선관위가 이어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선관위가 논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경준위가 결정했으니 선관위는 무조건 하라 그러면 선관위가 왜 필요하냐"고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다만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무게를 싣는 데 대해서도 "그것도 그냥 일방적인 유·불리에 따른 주장"이라며 "어느 것이 좀 더 정권교체, 공정 경선에 좀 더 근접한 건지 이걸 저희들도 자료를 좀 보고 판단하자는 얘기"라고 거리를 뒀다. 자신에 유불리가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하 의원이 자신에게 '자기정치 욕심 때문에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을 오가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서는 "이 대표가 대여(對與) 투쟁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안 보이고 경준위를 통해 경선의 구체적인 방식이나 아이디어들, 룰 부분에 대해서 너무 관여를 한다고 판단이 됐기 때문에 이거 위험하다 해서 문제 제기를 했다"며 "처음부터 노이즈가 목적이었던 게 아니라 경선 공정에 대한 대표의 역할 그리고 경준위가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하면서 선관위의 출범 자체를 무의미하게 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게 안 받아들여지다 보니까 결국 충돌까지 갔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 대표와 통화 녹취록 진실공방에 대해서도 그는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통화 유출 관련) 이제 문제 제기를 하니까 대표는 '나는 관여 안 한다. 결정된 게 없다'고 전부 남 얘기처럼 빠져나가서, 대표와 내가 얘기하는 과정에서 '특정 캠프들에 대한 선호도라든가, 경선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직접 얘기하지 않았냐. 대표 얘기 자체가 증거'라고 얘기하다 보니까, '그러면 증위를 대라'고 하니까 저와 나눈 대화가 증거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행동을) 고쳐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제동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저도 상처를 입었지만 감수를 했다"고 자평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에게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어제(29일)도 또 무슨 언행을 또 하더라"라며 "말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대여 투쟁 그리고 전체적인 공정 경선을 위한 거는 얼마든지 좋은데 특정 후보들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그러나. 그건 위험한 것"이라면서 "유불리가 갈리고 직접 불공정 빌미가 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대표가 언행을 자제하고 철저히 거리를 둬야 된다. 그게 왜 말을 아예 하지 말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이 대표가 JTBC 방송 인터뷰에서 '대표가 말을 많이 하고 자기 정치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당대표가 자기 정치 해야죠"라며 "다만 당에 이득 되는 방향이길 기대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후보가 뜨려면 대표가 조용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제가 조용했더니 후보가 뜨던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원 전 지사는 "특정한 걸 하지 말라고 그러면 '전체를 하지 말라는 거냐'고 자꾸 논점을 비틀어서 반박을 하는데 그런 취지가 아니다. 대표는 누가 싫은 소리를 해도 그 취지를 잘 알아들어서 그걸 크게 아우르는 차원에서 답변을 해줘야 한다"며 "그걸 논쟁하듯이 부분적인 논점을 가져와서 그걸 반박하는 건 대표로서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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