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담벼락] ‘ETN 다시 뜬다’…증권사, 잇따라 상품 출시

입력: 2021-09-03 07:08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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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뉴딜 이어 메타버스 상품 첫등장
지난달 일평균 ETN 거래대금 급증
올해 56종목 상장…지난해 두 배↑

하반기 상장된 ETN/ 한국거래소 공시

지난해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사태 이후 위축됐던 ETN 시장이 다시 활성화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뉴딜 테마부터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까지 시장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메타버스와 사업 연관성이 높은 국내 상장사 10곳에 투자하는 '신한 FnGuide 메타버스 ETN'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국내 ETP(ETN·ETF)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컨셉의 상품이 상장되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메타버스 관련 ETN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종도 이달 말 거래소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이 KRX BBIG 2차전지 K-뉴딜 ETN 상품을 줄줄이 내놨다.

NH투자증권도 미국 증시(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에 상장돼 거래되는 IT·인터넷 섹터 기업 중 시가총액이 큰 5개 종목(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의 하락률을 동일가중으로 추종하는 'QV 인버스 미국 IT TOP5 ETN(H)'를 신규 상장했다.

8월 한 달간 16개 종목이 상장하며 이 기간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일평균 ETN 거래대금은 297억원에 불과했으나 8월에는 50조원으로 급증했다. 8월 첫째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442억원, 둘째주 506억원, 셋째주에는 68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N 199개 종목 가운데 올해 출시된 ETN은 이날 상장된 신한금융투자의 메타버스 ETN를 포함해 총 56개로, 이미 지난해(24개) 출시된 ETN 종목수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4년 국내 시장에 처음 도입된 ETN은 ETF에 비해 아직 활성화가 잘 안 된 시장"이라며 "최근 증권사들이 다양한 키워드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ETN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TN은 해외 지수나 주식, 선물·옵션, 원자재 등을 기초지수로 만든 원금 비보장형 투자 상품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이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최소 1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해야 하는 ETF와 달리 ETN은 5개 종목만으로도 상품을 구성할 수 있어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ETN 거래가 활발한 편으로,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와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외부 수탁기관에 돈을 맡기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한 만큼 증권사의 상황에 따라 신용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여파에 국제 유가가 18년 만에 배럴당 20달러를 밑돌고 한때 마이너스 가격대까지 내리면서 레버리지 ETN은 대규모 손실을 봤다. 당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국제 유가 상승 반전을 기대하며 원유 상승에 베팅하는 ETF와 ETN을 대거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ETF·ETN 거래가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 손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금융위는 지난해 5월 레버리지 ETF·ETN 투자 시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맡기고 사전 온라인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건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