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껍질’로 미세플라스틱 대체…생분해성·세정력 ‘탁월’

입력: 2021-10-13 13:50 이준기 기자

폰트

기자 구독

화학연, 키토산 활용한 '키틴 마이크로비즈' 개발
환경오염 영향 없어 세정제나 화장품 등에 활용

화학연 박제영 박사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 소재를 게껍질 추출에서 찾아냈다. 관련 연구결과가 실린 '그린 케미스트리(9월호)' 표지논문

화학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안제나 화장품 성분으로 쓰이는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 소재를 개발했다. 세정력이 탁월하고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화장품, 비누, 치약 등에 유용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팀과 황동수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게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미세 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즈'를 대체할 후보 물질을 발굴했다고 13일 밝혔다.

마이크로비즈는 최대 지름이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로, 화장품과 비누, 치약 등에 첨가돼 세정력을 높이는 데 쓰인다.

하지만, 사용 후에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수질 오염과 수생 동물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유엔환경계획위원회에서는 마이크로비즈를 '죽음의 알갱이'로 표현했으며, 국내에서도 2017년 7월부터 씻어내는 화장품과 일부 구강용품에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해양 천연물질인 키토산 고분자를 활용해 단단한 구형의 '키틴(곤충, 갑각류 동물의 단단한 표피를 구성하는 성분) 마이크로비즈'로 제조해 뛰어난 세정 성능을 확인했다.

키틴 마이크로비즈를 액체 비누에 섞어 세정하는 실험에서 마이크로비즈가 없을 때와 비교해 약 2배, 유해 마이크로비즈를 사용했을 때보아 약 1.2배 빠른 속도로 오염물을 제거했다.

중금속 이온도 제거할 수 있어 피부에 달라 붙는 중금속 함유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생물 대사에 의해 자연 분해되고, 해수에서 1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돼 해양 생태계 오염에 영향을 덜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제영 화학연 박사는 "키틴 마이크로비즈는 생분해성과 세정력을 모두 만족하는 환경오염이 없는 착한 소재로, 세안제나 화장품 등 생활용품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9월호)' 표지논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