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복용 100% 가려낸다…5분 만에 현장서 진단

입력: 2021-11-02 14:20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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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나노의학 연구단, '현장진단기술' 개발
시료 채취부터 검출까지 5분 이내 완료

국내 연구진이 마리화나(대마) 복용 여부를 5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이학호 연구위원(하버드의대 교수)과 천진우 단장(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방사형 멤브레인과 광학장비를 이용해 마리화나를 정확히 검출하는 '흡연 현장진단(EPOCH)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어 오남용을 막는 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마리화나 복용 후 3∼4시간 내 운전하면 음주운전과 흡사한 상황이 벌어져 현장에서 즉각적인 진단이 요구된다.

마리화나 검사에는 주로 '측방 유동분석법(LFA)'이나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GC-MS)' 등이 쓰인다. LFA는 간편하고 빠르지만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고, GC-MS는 정확도는 높지만 검출에 수 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방사형 유동을 이용해 3분 만에 타액에 포함된 작은 분자를 검출할 수 있고, 투과광 검측 알고리즘을 적용해 분석물의 초고감도 검출이 가능하다. 검출 한계는 1㎎당 0.17ng으로 국제 규정에 부합하다.

실제, 마리화나 흡연 여부를 확인하는 86명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100%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특히 참가자 중 43명은 복용 방식, 복용량, 타액 채취 시점(10분 이내) 등이 모두 달랐음에도 복용 여부를 오차 없이 정확히 판정했다.

이학호 연구위원은 "기존 마리화나 검출 방법의 한계를 극복해 초고감도의 신속 검출을 가능케 한 성과"라며 "마리화나뿐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나 암 진단 분야에도 유용한 플랫폼으로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지난달 20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