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악마의 유혹, 설탕](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03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악마의 유혹, 설탕")
그러나 지금은 WHO(세계보건기구)가 2016년 보고서에서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 당뇨의 주요 원인이며 이로 인한 의료비 지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 핀란드 프랑스 영국 그리고 일부 미국의 일부 주 등에서 '설탕세' 혹은 '비만세'라는 이름의 세금을 도입했을 정도로 설탕은 흔하면서도 건강의 심각한 위해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30.6㎏의 설탕을 소비해 세계 평균 22.6㎏보다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성인의 36.6%가 비만이고 이로 인한 의료비와 생산성 저하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11조 467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원료로 하는 설탕은 여러 차례의 정제과정을 거쳐 순도 높은 백설탕으로 만들어진다. 황설탕은 백설탕에 열을 가해 만들고 갈색 설탕은 카라멜 색소를 추가해서 만들기 때문에 백설탕보다 건강에 더 좋을 이유는 없다. 설탕은 단순한 구조로 쉽게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되어 빠르게 흡수되며 칼로리 외의 다른 성분은 없기 때문에 혈당만 높이게 된다.
물론 소량의 설탕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WHO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 이내로 설탕을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는데, 하루 2000칼로리를 섭취한다면 1gm당 4칼로리인 설탕은 50gm 이내가 적절하다. 미국 FDA는 더 엄격해서 남자는 150칼로리(37gm), 여자는 100칼로리(25gm)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설탕 소비량인 30.6킬로그램을 일일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84gm이나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악마의 유혹, 설탕](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03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악마의 유혹, 설탕")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각종 음식과 식품에 다양하게 들어가 있는 설탕의 양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파운드 케이크 하나에 453gm, 탕수육 200gm, 콜라 66gm의 설탕이 들어가 있고, 요즘은 심지어 김치찌개 같은 음식에도 들어가고 있다. 케첩, 샐러드 드레싱, 에너지바, 바비큐 소스, 건과일 등에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설탕이 들어가 있다.
옥수수 시럽이나 조청, 메이플 시럽, 올리고당 역시 설탕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올리고당의 경우 단맛이 약해 더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므로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아이스크림, 도넛, 케이크처럼 기름과 설탕이 50:50 비율에 가깝게 들어가 있는 음식은 훨씬 더 심각하다. 우리 몸은 계속해서 같은 음식을 먹으면 질리게 되면서 다른 음식을 찾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음식을 통한 균형 잡힌 식사가 가능하다.
그런데 자연에는 단맛을 내는 과일이나 꿀이 있고, 또 기름이 많은 육류와 같은 음식은 있으나 설탕과 기름이 비슷한 비율로 들어가 있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설탕과 기름 모두 매우 귀한 식재료여서 기름과 설탕이 50:50 비율인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설탕과 기름이 반반씩 들어가 있는 음식이나 디저트에는 우리 몸이 무방비 상태여서 아무리 자주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기름과 설탕 모두 비만과 당뇨, 심장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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