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날 기념식서 축사 "제 상상력 원천은 母 눈 피해 만화방서 보낸 시간"
"성남시장실 찾는 아이들에 '만화 많이 보라' 했다…기성세대 부정적 인식 안타까워"
웹툰작가 간담회선 "ㅂ씨(박근혜) 정권, 잘나가던 게임산업 4대악이라고…"
"성남시장실 찾는 아이들에 '만화 많이 보라' 했다…기성세대 부정적 인식 안타까워"
웹툰작가 간담회선 "ㅂ씨(박근혜) 정권, 잘나가던 게임산업 4대악이라고…"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2021 만화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 미래사회는 짧은 노동시간과 많은 여가 시간을 갖게 될 텐데 이젠 놀이 자체가 생산이 되고 또 재미가 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사회가 곧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화의 날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1996년 11월 3일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만화심의 철폐를 위한 범(汎)만화인 결의대회'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 후보는 축사에서 만화와 얽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일부 풀어냈다. 그는 "저는 나름대로 상상력이 조금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아마도 그 원천은 제가 어릴 때 많이 봤던 어머니 눈을 피해 동네 만화방에서 보낸 시간이 큰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성남시장이 돼서 시장실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만화 좀 많이 봐라', 제가 보기엔 앞으로 우리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로봇이 루틴한, 합리적 예측의 영역, 추론의 영역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이 특장점을 가질 수 없는 창의와 상상의 영역이 아마도 매우 중요한 자질이 되고 또 인간 노동의 가치를 올리는 길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인간의 창의성을, 상상력을 키우는 일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고 교육의 한 부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업계 관계자 전언을 빌려 "만화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네거티브한, 약간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 콘텐츠 산업, 웹툰 산업들이 이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앞으로 미래 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 또 문화 산업으로 대한민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고, 국민들에겐 기쁨과 우리 어린이들에겐 상상력을 제공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께서도 와 계시지만, 정부 차원의 창작 환경 개선, 시장의 합리적 조정들을 통해 우리 만화산업, 웹툰산업이 미래산업의 또 문화산업의 중추가 되길 기대한다"며 "여러분들이 주신 상상력으로 앞으로 더 나은 세상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업계를 격려했다.
이 후보는 기념식에 앞서선 부천테크노밸리U1(유1)센터를 찾아 웹툰 스튜디오에서 웹툰 작가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스튜디오 내 웹툰 작품을 살펴 보다가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제목의 작품 앞에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며 웃어 보여 이목을 끌었다.
그는 간담회에선 "웹툰이 앞으로 상당히 확장 가능성이 높은데, 걱정되는 문제는 약간 네거티브한(부정적인) 인식"이라고 운을 뗀 뒤 "(국내) 게임 산업이 (예전에) 굉장히 잘나갔는데, 'ㅂ씨'(박근혜) 정권 때 게임을 마약·도박·불량식품과 함께 '4대 악'으로 했다"며 "그게 게임 산업에도 차질을 미쳐 중국에 완전히 밀려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저부터 웹툰을 열심히 보도록 하겠다"며 "웹툰은 원자재 수입도 필요 없는 훌륭한 친환경 산업이므로, 정말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4대악으로 게임·마약·도박·불량식품을 규정한 적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대선 기간 새누리당 후보로서 불량식품·성폭력·학교폭력·가정파괴범을 4대악으로 지칭하며 4대악 척결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다만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10월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대 중독에서 이 사회를 구하겠다"며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 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주장해 게임업계의 반발을 부른 사례가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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