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유통학회는 '제1회 플랫폼 커머스 혁신포럼' 특별 세미나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플랫폼 커머스 혁신포럼에서는 플랫폼 규제 논의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은 독과점 논란을 앞세워 플랫폼 규제에 힘을 싣고 있다.
첫 발제를 맡은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을 여러 층위로 분류해 이해하는 접근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글로벌 플랫폼 규제 동향을 소개했다.
강 교수는"플랫폼 생태계에는 애플·구글과 같은 '플랫폼의 플랫폼'이 존재하는 등 다양한 특성과 층위의 플랫폼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각 특성에 부합하는 규제와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내 플랫폼들에 대한 지나친 규제나 탄압보다 상위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고, 글로벌 플랫폼 대비 생태계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강 교수는 "유형에 대한 고려 없이 플랫폼 기업들을 동일한 층위로 묶어 부정적으로 매도하는 움직임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국내 플랫폼의 업적을 인정해 플랫폼과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경제의 전략적 자산으로 삼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플랫폼의 플랫폼'이 국내에 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룡으로 성장한 해외 플랫폼 기업과 국내 기업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토론 세션에서 "플랫폼 독과점 논의에서 구태된 과거 기준을 고집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플랫폼을 규제한다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특히 "미국 기준 규제 대상인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2000조에 달하는 반면 국내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의 시가 총액은 50~60조 수준"이라며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논하기에 섣부른 단계로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대섭 네이버 아젠다리서치 이사는 "국내 시장은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들이 각각 다른 성장 전략을 갖고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와 판매자들은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받으며 경쟁에서 오는 효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이어 "국내에서 미국, 중국 사업자와 경쟁하며 경쟁력을 쌓은 다양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수록 국내 다른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며 "이들이 글로벌 스케일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국익 차원에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규제 시각에서 마치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대치되는 것처럼 구도를 형성하는 경우들이 많다"며 "실제로 플랫폼을 규제한다고 해도 소상공인의 이익이 증대되거나 그 빈자리를 소상공인이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해외 빅테크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의 M&A(인수·합병) 우려를 둘러싼 시각을 일축했다. 최 센터장은 "새로운 플랫폼이 많이 생겨나고 다른 플랫폼과 대형화되는 것이 글로벌 추세"라며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등장하려면 오히려 M&A를 장려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그동안 국내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의 발전이었다면 향후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와 문화를 수출하며 파이를 키워나가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학계의 조사와 연구도 필요한 한편 대기업, 소상공인, 소비자, 협력업체 등 업계 전반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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