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위·동행복권 운영체계 허술
사전 예방·사고처리 규정도 없어
사후 오류탐지 PTMS도 문제로
사전 예방·사고처리 규정도 없어
사후 오류탐지 PTMS도 문제로
![[즉석복권 오류 파문] 인쇄오류 불량복권 알고도 전량폐기 대신 복권판매만 급급](http://contents.dt.co.kr/images/202111/2021110402150358027001[1].jpg "[즉석복권 오류 파문] 인쇄오류 불량복권 알고도 전량폐기 대신 복권판매만 급급")
3일 복권위원회와 복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쇄오류 비정상 복권 사고가 터진 지난 9월 초, 복권위 관계자와 동행복권 관계자들은 문제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오류 즉석복권이 나오자 동행복권의 시스템 프로그래머들은 즉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었고, 문제가 된 스피또1000(58회차) 복권 가운데 18만90매가 등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후 복권위와 동행복권 측이 내부에서 회수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복권위 K 사무관은 텔레그램에서 동행복권 관계자에 문제가 되는 20만장은 회수하되, 나머지 발행하지 않은 58회 즉석복권의 계속 판매 여부와 관련해선 "당첨 추이를 모니터링하다가 1등 당첨자가 모두(8명) 나왔을 때 나머지 복권을 폐기를 할지, 1등 당첨자가 다 나오지 않을 경우 복권 판매율이 80~90% 도달한 이후 폐기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해당 복권에서 불량복권이 나온 후에도 다시 불량복권이 발행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복권위와 동행복권은 문제가 된 58회차 즉석복권의 전량 회수와 폐기 처리 대신, 마치 함께 수익을 내야 하는 동업자처럼 나머지 복권 판매 분량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다.
사후 처리 논의 과정에선 또 동행복권의 복권유통 자회사인 IGL의 H임원은 불량으로 추정되는 20만장의 출고와 미출고에 따른 영향도를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복권위에 제출했다. IGL은 동행복권과 제주반도체(동행복권 대주주)가 공동출자한 법인이다. 이 보고서에는 불량복권을 출고했을 경우 내부적으로 추정하지 못했던 불량복권이 또다시 유통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불량복권을 폐기할 경우에는 오류가 난 복권을 원천 차단할수 있으나, 1등 복권이 배출되지 않았을때 민원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데이터를 보정해 100%를 출고할 때 감사시스템을 작성해야 하고, 불량으로 추정된 복권 외에도 불량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지난 9월 6일~7일 사이 동행복권이 문제 소지가 있는 20만장을 회수했다. 하지만 불량복권이 발생해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선 사고처리 규정도 없었고, 원칙도 없이 그저 복권위가 결정하는대로 처리하는, 안이한 복권 운영체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석복권을 포함한 지난해 인쇄복권 판매액만 3700억원에 달한다. 모두 일반 국민이 구매한 것인데, 복권 오류를 사전에 막을 대안도, 사후 대책도 전혀 사전에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 2020년에 비슷한 즉석복권 오류 문제가 불거져 이를 해결한다며 지난해 9월 도입한 PTMS(Printed Tickets Management System)는 사전 인쇄 오류를 탐지하지는 못하고, 사고 발생 후에 문제를 찾아내는 시스템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오류 복권 회수와 관련해 동행복권 관계자는 "동행복권은 수탁사업자이기 때문에 바로 복권위에 오류와 불일치 사고에 대해 보고했다"면서 "회수절차와 폐기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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