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사태] 현장은 초비상인데, 뾰족수 못찾는 정부

입력: 2021-11-04 19:43 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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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요소수 품귀 현상을 막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돌리고 매점매석 행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국으로부터의 원료 수입 재개를 기대할 수밖에 없어 정부의 '임시방편'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시멘트·화력발전 업종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요소수' 재고 현황을 파악했다.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제공할 경우 산업 분야의 대기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환경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산업용 요소수는 산업계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사용되는데, 차량용으로 전환할 경우 그만큼 배출가스 감축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화력발전소에서는 산업용 요소수마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소각장 등에도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쓰는데 그곳에도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중고거래 등에서 요소수를 10배 이상 폭리를 취해 판매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지방환경청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환경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이 합동으로 단속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요소수 중고거래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취지지만, 근본적인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 부착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안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제한이 석탄 부족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동절기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현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에 등록된 경유차는 981만5897대, 이 중에서 SCR 부착차량은 215만6249대에 달한다. 정부가 환경 규제를 풀면 요소수 없이 차량 운행이 가능해지지만, '2050 탄소중립'을 국제사회에 선언한 정부가 배출가스 규제를 완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은진기자 jin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