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급
코인 과세 1년 유예 등 주장
전문가 "정책적 차별화 전략
대선 정국상 불가피한 충돌"
코인 과세 1년 유예 등 주장
전문가 "정책적 차별화 전략
대선 정국상 불가피한 충돌"
대장동 게이트 수사가 점차 이 후보를 향하면서, 다급해진 이 후보가 대장동 이슈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갖가지 선심성 공약을 내걸고 있는데, 너무 무리하게 현 정부를 압박해 당정 갈등 양상을 빚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투자 기회를 젊은 세대에 나눠주고 특정한 수익률을 정부가 보장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도 줄고, 기회도 나누고, 새로운 세대한테 자산형성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세대의 자산형성 기회를 보장하면서 2030세대의 호감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앞서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방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주식 양도소득 과세 시점인 2023년과 시기를 맞춰 가상자산 과세도 1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발맞춰 가상자산 과세를 1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명 캠프 출신인 김병욱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자산 양도차익은 올해 안에 법을 만들고 내년에 준비해 2023년 소득분부터 과세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은 이 외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지역화폐 지원 예산 대폭 증액 등 큰 규모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현재 재난지원금이 1인당 48만~50만원 가까이 지급됐다"며 "추가로 최하 30만~50만원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도 "지금 당면한 코로나19 과정에서 민생을 보살핀다는 측면에서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문제를 적극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재정 여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가계부채비율은 높아졌지만, 국가부채비율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적정 규모의 가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부채비율이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화폐 내년 예산이 70% 가량 삭감돼 6조원 가량에 그친 것에 대해서도 "코로나가 끝난 것도 아닌데, 지역화폐 예산을 줄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15조원 상당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연이어 예산을 수반하는 공약을 추진키로 하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반전용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장동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라 살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는 이 후보의 예산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직접 이 후보가 요구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당장 여력이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서도 "이것은 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라며 "자꾸 정부에 떠넘기지 말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의 엇박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선 정국 상 불가피한 충돌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정책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점을 둬야 한다"면서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복지문제에서 보편복지를 주장하면서 현 정부와 부딪힌 측면이 있다. 그 연장선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 말기에 대선 후보가 정부와 거리를 두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다만 이 후보가 지금 지금 (민주당 내에서도)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정부와 척을 지면 지지층이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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