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요소수 대란 속에서도 정부가 경유차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일시적으로라도 해제하는 방안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SCR 없이 경유차를 운행하려면 리콜 형태로 프로그램을 일일이 변경해야 하고,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문제 등 절차가 복잡해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당국의 입장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요소수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경유차 SCR 프로그램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는 있었으나, 지금까지 환경부가 검토해본 바로는 이 부분을 추진하기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홍 차관은 "2016년 이후 나온 경유차들은 SCR 장치를 두고 있고 SCR이 요소수를 분사해서 질소를 저감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해제가 되면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게 프로그램이 돼있다"며 "이 프로그램을 해제한다고 하면 각각의 프로그램을 해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해 시간이 소요되고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200만대 이상 되는 경유차를 다 리콜 형태로 프로그램을 바꿔야 하고,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특허권이 외국회사에 있어서 사측과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대기환경보전법에 요소수 없이 경유차를 운행하면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고, 실제로 SCR을 해제하고 운행하면 상당한 대기오염물질이 확대되는 문제가 있어서 이 부분은 단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요소수 수급 안정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유차 촉매제(요소수) 및 요소 불법유통'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 조사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