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취재환경 개선 노력, 女기자협회 없어지는 날까지"
협회 창립 60주년 행사 축사로 "다 아시듯 마음이 아파"
"女언론인 출신 당 정치인과 갈등 있어 특별" 趙 시사
김은혜엔 "용기 존중, 많이 배워" 찬사, 김예령 과거도 거론
협회 창립 60주년 행사 축사로 "다 아시듯 마음이 아파"
"女언론인 출신 당 정치인과 갈등 있어 특별" 趙 시사
김은혜엔 "용기 존중, 많이 배워" 찬사, 김예령 과거도 거론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여성기자협회 행사에 참석, 축사하는 과정에서 "여성 기자들의 모임이란 게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 기자들의 언론 취재 환경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불합리한 취재 관행,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 취재 환경과 언론 환경을 개선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성기자협회가 없어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오전 일정을 비웠던 이 대표는 행사 약 2시간 전 이 행사 참석 일정을 잡고 직접 축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발목 인대 수술을 받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목발을 짚고 행사장에 참석한 모습을 두고 이 대표는 "송 대표님 다리가 아프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이어 "다 아시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며 "또 공교롭게도 저희 당내 여성 언론인 출신 정치인과 갈등이 있어서 이 자리에 오는 것이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지낸 조수진 최고위원을 시사한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선대위 비공식 회의에서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 의혹 언론대응 등에 관해 이 대표와 이견을 빚다가,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발 보도나 정리하라'는 이 대표의 요구에 선대위 공보단장으로서 '난 후보의 말만 듣는다'며 항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오후 그가 '이준석 정신건강 우려' 등 비방이 담긴 유튜브 영상 링크를 일부 기자에게 전달한 정황도 불거져 이튿날(21일) 이 대표가 선대위 직 일괄사퇴를 선언하기에 이르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 본인도 선대위 부위원장 겸 공보단장직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처럼 조 최고위원과의 '악연'을 부각한 반면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의원에 대해선 "여성 언론인 출신으로 당당하게 활동해오는 의원을 보면서 현장에서의 경험이 여러 사안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 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삼풍백화점 무너졌을 때 거기 들어가서 설계도를 빼 올 정도의 용기면 아마 정치적으로 두려워할 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며 "그런 용기를 존중한다. 함께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윤 후보에 관해선 "윤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 혹시 어떤 용기 있는 여성 기자가 손들고 '무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냐'고 질문해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취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경기방송 기자이던 김예령 현 선대위 대변인 사례를 든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물었던 김 대변인은 극성 친문(親문재인) 지지층의 반발을 샀고, 언론 활동이 어려워진 뒤 야당행(行)을 선택해 대변인 활동을 이어온 바 있다.
이 대표는 "제가 사전 통보 없이 잠적해서 여성 기자분들이 가정과 이준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본인 집이 아니라 제 집 앞에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 3일 윤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와의 '울산 합의'를 이루기까지 지난 달 29일부터 나흘 간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일부 측근과 전국을 잠행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을 스스로 상기 시킨 셈이다.
한편 이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 선대위 사퇴 이후 대선 역할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이준석이 빠져야 이긴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시라"고 말해 비판세력을 향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페이스북엔 자신이 조 최고위원을 겨눴던 '여성 언론인 출신과 갈등' 발언을 부각한 제목의 행사 참석 영상을 직접 공유하며 "당을 대표해서 여성기자협회 설립을 축하하고 왔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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