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만화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전통시장 나들이…`부천 역곡상상시장`](http://contents.dt.co.kr/images/202112/2021122502109958063001[1].jpg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만화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전통시장 나들이…`부천 역곡상상시장`")
역곡상상시장의 본래 이름은 역곡북부시장이었다. 1980년대 시장 개설 당시부터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 가까워 오랫동안 역곡북부시장으로 불리다가 2014년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재미있는 상상(想像)시장, 같이 사는 상생(相生)시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현재 120여 개 점포가 운영된다.
상상력의 산물인 만화와 생생한 삶의 현장인 시장의 콜라보는 우선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출입구인 남문과 북문 상단에 설치된 북극곰(TV 애니메이션 '빼꼼'의 주인공) 조형물이 함박웃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아케이드(아치형의 지붕 구조물)가 설치된 내부로 들어서면 더 많은 만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농산물을 파는 상점 간판 위에는 '공포의 외인구단'의'떠돌이 까치'가, 즉석 두부 가게 간판 위에는 '머털도사'가, 기름집 간판 위에는 '로봇 찌빠'가, 견과류 전문점 간판 위에는 '검정고무신'의기영·기철 형제가 실물 사람 크기로 구현돼 있다.
역곡상상시장의 주요 품목은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이다. 전통시장 특성상 가격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몇몇 가게는 상상 이상으로 싼 값에 손님을 맞는다. 푸짐한 손칼국수 한 그릇이 3500원인 식당이 아직 남아 있다.
역곡상상시장 주변으로는 아파트 단지와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 있고 역곡역이 지척이라 시장은 늘 붐빈다. 평일 하루 유동인구가 1만 명이 넘는다. 서울과도 가깝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타 주말에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더해져 종일 북새통 장터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유동인구는 많아도 시장 통행로가 잘 정비돼 있고 아케이드 설치, 고객지원센터 운영 등으로 편리한 장보기가 가능하다. 주차장은 동문주변 도로에 시장 전용주차구역이 마련돼 있으며 내년에는'역곡역북부광장 확장 및 지하주차장 건립' 공사가예정돼 있다. 해당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차면수 200면 규모의 주차구역이 조성돼 명실상부 쇼핑 환경을 완비한 부천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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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는 2018년부터 3년마다 '부천 맛집'을 선정한다. 전문가 패널이 맛, 위생, 서비스를 평가해 부천시내 수천 개 식당 중 30곳을 엄선한다. 역곡상상시장의 '농협 목우촌 웰빙마을 청춘옥점'은 2018년에 이어 올해도 '부천 맛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청춘옥'은 사실 '부천 맛집' 선정 이전부터 역곡상상시장의 명물로 잘 알려져 있었다. 현재 남문과 북문을 잇는 시장 중앙로가 복개되기 전 실개천이 흐르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했으니 업력만 무려 40년에 달한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강원도, 충청도에서도 찾아오는 전국적인 맛집이 됐다. 내부로 들어서면 '맹꽁이서당' 윤승운 화백, '로봇찌빠' 신문수 화백, '심술통' 이정문 화백 등 웹툰 이전 인쇄만화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친필 사인과 그림이 눈길을 끈다.
'청춘옥'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한 일등공신 메뉴는 '한방영양죽삼계탕'이다. 흔한 찹쌀죽 삼계탕이 아닌, 특허청 상표 등록까지 마친 특별한 삼계탕이다. 주인장 마숙철 대표에 따르면 25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수삼, 대추, 흑임자, 흑미, 잣, 녹두를 비롯해 천궁, 당귀, 황기, 엄나무 등 열 가지가 넘는 한약재가 포함돼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가게 창문에 부착한 광고판에는 "음식이 아닌 보약을 조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발효 효소를 넣어 직접 담그는 김치, 깍두기 등 밑반찬도 입맛을 더욱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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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는 대형마트,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곳곳에 있다. 역곡상상시장에선 '성백영 민속떡', '숯불땡김', '만나즉석식품', '믿음반찬' 등이 그런 풍경을 만들어낸다.
'성백영 민속떡'은 해뜨기 전 가장 먼저 역곡상상시장에 호흡을 불어넣는 가게로 꼽힌다. 새벽부터 찹쌀과 멥쌀을 곱게 빻은 쌀가루를 반죽해 틀에 넣어 시루떡, 가래떡, 백설기, 인절미 등을 빚어낸다. 주재료인 쌀과 소금은 100% 국내산을 쓴다. 좋은 재료에 손맛이 더해져 그날 만든 떡은 대부분 그날 완판된다. 제주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참쑥으로 만든 쑥송편도인기가 많다. 벽에 걸린 '경기도 전통시장 명품점포' 인증서가 오랜 업력과 뛰어난 맛을 증명하는 듯하다.
'숯불땡김'은 이름 그대로 숯불에 김을 구워 판매한다. 숯불의 화력이 세다 보니 집게로 김 두세 장을 집어 석쇠 위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바로 뒤집어야 한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한눈 팔 새가 없다보니 김 굽는 사람, 손님 응대하는 사람 따로 두어도 종일 분주하다. 숯불에 구운 김 맛은 일반 가스불 철판 위에서 구운 김과는 확연히 다른 맛을 낸다. 진한 숯불 향이 더해져 김의 풍미와 고소함을 배가시킨다.
'만나즉석식품'은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판다. 질 좋은 대두를 갈아 비지를 걸러낸 콩물을 한참 끓인 후 간수를 넣고 굳힌 두부 한 판을 통째로 판매대에 올려놓고 손님이 주문할 때마다 한 모씩 잘라서 판다. 즉석두부 이외에도 순두부, 콩국물, 콩비지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믿음반찬'은 역곡동에서 수제 떡갈비로 잘 알려진 가게다. 100%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데 순한맛, 매운맛 중 선택할 수 있다. 철판 위에 어른 주먹 만한 떡갈비를 구운 후 포장용기에 바로 담아 판매하는데 반찬용, 간식용, 안주용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신선한 수산물 판매하는 가게도 즐비
역곡상상시장은 크지 않은 규모에 비해 수산물 가게가 많은 편이다. '중앙수산물', '역곡회쎈타', '게박사', '민영활어공장', '제일수산' 등 10여 곳에서 수산물을 판매한다. 서해바다가 멀지 않고 경매가 이뤄지는 대형수산시장 또한 차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연중 신선한 수산물 공급이 가능하다.
물론 좋은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가공하느냐도 관건이다. '게박사'는 국내산 꽃게로 간장게장, 양념게장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염도 조절이 잘 돼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밥도둑 게장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민영활어공장'은 즉석에서 활어를 잡아 생선회와 초밥을 만들어 선보이는데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한국식 초밥의 기본인 광어, 우럭, 연어, 새우 이외에 제철 생선을 맛볼 수 있는데 12월에는 방어가 주인공이다.
한 가게가 같은 품목을 30년 넘게 판매해왔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품질, 가격, 서비스 등 어느 면에서든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것은 전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역곡상상시장에는 시장이 개설되던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30년 이상업력을 쌓아온 가게들이 여럿 있다.'역곡신발', '리트머스'(의류), '영창건어물', '제일떡집' 등이 역곡상상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역곡신발'은 35년이 넘는 업력을 '수행의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손님들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면서 온 정성을 다해 구두를 만들고 고치는 것에 매진했다"고 가게 앞 안내판에 표방해 놓았다. 소명의식 가득한 표정으로 신발을 들고 있는 주인장 캐리커처를 보면 '한번 들어가볼까' 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카페·장난감도서관·라디오방송국이 있는 고객지원센터
역곡상상시장 고객지원센터는 서문1, 서문2 사이에 자리해 있다. 카페, 화장실, 야외휴게실, 장난감도서관, YG방송국 등이 운영된다.시장 중앙 통행로에서 고객지원센터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에 눈길을 끄는 대상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율계량대'다. 전자식 저울이 놓여 있어 손님이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의 무게가 정확한지 확인해볼 수 있다. 시장 모든 상인들이 가입한 상인회에서 설치해 놓은, 일종의 양심저울인 셈이다.
고객지원센터 1층의 장난감도서관은 역곡상상시장의 특별한 서비스로 꼽힌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1천여점의 장난감을 최대 10일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준다. 고객지원센터 2층에는 책을 볼 수 있는 홀씨도서관도 따로 운영된다.
'역곡'의 영문 이니셜을 딴 YG방송국은 역곡상상시장만의 자랑거리다. 라디오방송국 스튜디오처럼 DJ가 부스 안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부스 내 모든 진행 과정은 이른바 '보이는 라디오'처럼 시장 중앙 통행로 아케이드 아래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된다. DJ는 칼국수집, 옷가게 등 역곡상상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가며 맡는다. 시장 상인들의 신청곡을 받아 틀어주고 손님들이 보내온 사연도 읽어준다.
앞서 소개한 역곡상상시장 가게들은 모두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스마트한 소비를 할 수 있다. 상시 10% 할인 구매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전용 제로페이 연계 모바일 상품권으로, 10% 구매 할인율을 제공한다. 역곡상상시장 내 각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카드 결제와 달리 결제 수수료가 없다.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도 힘이 되고, 영수증 발행도 자동으로 돼 편리하다.
현재모바일온누리상품권구입및사용이가능한앱은△비플제로페이△체크페이△머니트리△페이코△핀트△핀크△티머니페이△제로페이온△010제로페이△유비페이(UBpay) △NH콕뱅크△올원뱅크(농협) △BNK경남은행△썸뱅크(부산은행) △우리원뱅킹(우리은행) △IM샵(#)(대구은행) △전북은행△광주은행△강원상품권△춘천사랑상품권△경남지역상품권△창원누비전△전남상품권△신한SOL △시럽월렛 △포스트페이 △택시제로페이 등 27개다. 상품권은 5000원권, 1만원권, 3만원권, 5만원권, 10만원권 등 다양한 권종으로 발행돼 원하는 금액에 따라 적절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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