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병사 봉급 월 200만원' 한줄 공약을 낸 지 하루 만에 직접 부연설명에 나섰다. 실현 가능성 등 논란을 직접 방어하며 관철 의지를 보인 셈이다.
윤 후보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보장하겠다"며 "병사 봉급 최저임금 보장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 그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이라며 "이제는 청년들의 헌신에 국가가 답할 때"라고 했다.
윤 후보는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 군사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최근 그 위협은 더욱 커졌다"며 "군복무 중 최저임금 보장을 통해 국가가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고, 자산 형성을 위해 최소한의 목돈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하겠다. 국방의 의무를 희생만이 아닌 존중으로 대할 것"이라고 보상 방침을 전했다.
그는 "현재 병사 봉급은 연간 2조1000억원이 소요된다. 최저임금으로 보장할 경우, 지금보다 5조1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재원 마련 가능성에 관해서는 "지난 4년간(2017년 대비 2022년) '한 해 예산'이 무려 200조원 넘게 늘었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곳에 쓴 예산을 삭감하고, 흘러가지 말아야 할 곳에 흘러간 혈세를 차단하겠다.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두고는 당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이 지난 9일 지지자들과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그 공약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예전에 국민의힘에서 '부사관 월급이 사병 월급보다 적으면 누가 지원하냐'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윤 후보 측에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취재진을 만난 윤 후보는 공무원 전체 급여체계 인상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에 "병사들도 젊은 시기 자신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중한 '안보 현실'을 감안했을 때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게 여러 현실에 비춰봤을 때 맞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약이 2030 남성에 편중됐다는 지적에는 "자녀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므로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기에 경례하는 윤석열
(인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호텔에서 열린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2.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