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지청장은 부서를 개편해 '성남FC'와 관련된 수사와 조사를 모두 지청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임검사 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 등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지청장은 지난해 6~7월 성남FC 수사와 관련된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요청 건을 반려했을 뿐 아니라, 같은 해 8월10일 FIU 자료를 요청할 때 지청장의 결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박 지청장은 김오수 검찰총장과 직접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지청장은 또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때도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지청장의 규정 변경이 수사를 무마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박 지청장이 규정을 바꾸기 전에는 FIU 자료 요청은 별도 규정 없이 차장·부장검사 전결로 처리됐다.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도 성남지청과 비슷한 형태의 차치지청(차장검사를 둔 지청)의 경우 일반 사건은 부장검사, 중요 사건은 차장검사가 결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또 박 지청장은 지난해 8월 성남FC 의혹을 수사하던 형사 3부의 특수·공안 수사 기능을 형사1·2부에 나눠 분담하게 하고, 형사 3부는 성범죄·강력 전담 부서로 변경했다.
성남지청은 이와 관련해 "청내 여름 정기인사에 맞춰 부장검사와 전체 검사들의 전담 희망을 최대한 반영해 청의 업무를 부별로 균형 있게 배치한 것으로 중요 사건 수사에 대한 기관장 보고는 위임전결 규정과 상관없이 단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정례보고 자리에서 김 검찰총장에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 관련 경위 보고서를 전달하고, 진상규명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 총장마저 박 지청장과 통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해 수사를 하고 결과만 보고하는 특임검사를 도입하거나 공수처 수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직접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을 찾아 수사 무마 의혹을 항의했다. 이들은 성남지청 앞에서 입장문을 내고 "최악의 정치검사인 박 지청장이 이 후보를 위한 정치 수사를 스스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면서 "눈물 겨운 '이재명 구하기'로 정권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지청장은) 업무 분담 규정까지 바꿔 성남FC 사건을 모두 자신이 관장했다"면서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수사 방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 지청장과의 만남을 요구했으나 박 지청장이 응하지 않아 불발됐다. 한편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 소재 기업들로부터 성남FC 광고비 등 후원금을 160억원을 내도록 해 제3자 뇌물수수 의혹으로 고발됐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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