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플래시 공급사들이 올해 말과 내년 사이 200단 이상의 적층 제품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소식통의 말을 빌어 낸드플래시 주요 기업 중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200단 이상의 낸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하는 첫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주요 제품인 낸드플래시는 IT기기의 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특히 최근 데이터센터 서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기업용 SSD와 고성능 낸드플래시 제품은 안정적인 수요가 형성됐다.
지난해에는 주요 기업들 중 가장 점유율이 낮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기업을 제치고 가장 먼저 176단 낸드를 양산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8단 낸드 제품을 개발해 양산하는 사이 96단 제품에 머물러 있던 마이크론이 단숨에 176단을 개발한 것이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가 3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 키옥시아가 19%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SK하이닉스, 미국 웨스턴디지털(WDC), 마이크론이 10%대 점유율로 3~5위권을 나눠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과 고객 요구에 따라 176단 양산 시점을 조정 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6월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기고문을 내고 "회사는 이미 200단이 넘는 V낸드 동작 칩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평택의 새로운 팹을 가동했으며 올해 176단 낸드 칩 생산을 전환할 것"이라며 "더블 스택 기술을 176단 낸드 제조 공정에 통합하도록 결정하면 200단 이상 제품으로 전환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메모리반도체의 저장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미세공정과 적층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회로 선폭을 좁혀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미세공정 기술이 물리적으로 선폭을 줄일 수 있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과 달리, 반도체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서 저장 공간을 늘리는 적층 기술은 물리적인 한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국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받고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을 설립한 SK하이닉스도 올해 낸드 사업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낸드 사업부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인텔 인수를 바탕으로 낸드 시장점유율과 출하량을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낸드 부문은 솔리다임 물량을 포함하면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176단 비중을 연내 7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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